신격호 롯데회장 동일인 변경으로 창업주 총수 시대는 '마감'
삼성은 3세대 총수 이재용…LG·GS는 4세대 임원


LG그룹 3세대 총수인 구본무 회장이 20일 별세하면서 국내 주요 그룹들의 총수 승계 현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와 재계 등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창업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총수가 있는 곳은 포스코(6위)와 농협(10위)을 제외한 8개다.

그룹 총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의 '동일인' 규정에 해당하는 개인을 의미한다.

포스코와 농협은 회사가 동일인이다.

현재 10대 그룹의 총수 가운데서는 창업주 2세가 5명으로 가장 많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SK그룹 최태원(조카), 롯데그룹 신동빈, 한화그룹 김승연,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이다.

신격호 회장이 최근까지 유일하게 창업주 본인이 총수(동일인)인 '1세대 회장'이었으나 공정위의 동일인 변경으로 신동빈 회장에게 넘겨줬다.

역시 공정위의 동일인 변경으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총수 자리를 승계한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고(故) 구본무 회장, GS그룹 허창수 회장 등은 3세대이다.

동일인 총수는 아니지만 그룹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부회장도 3세대다.

또 LG그룹과 GS그룹은 각각 4세대인 구광모 ㈜LG 상무, GS건설 허윤홍 전무 등이 임원을 맡아 '경영 수업'을 받으면서 일찌감치 경영권 승계 준비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상당수 주요 그룹이 창업주 2∼3세에서 경영권 승계가 중단된데다 이미 국내에서도 글로벌 추세에 따라 '전문경영인' 체제가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사실상 4세대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리 그룹 문화의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도 상당 기간 '재벌' 개념이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10대그룹, 3·4세대 경영시대 본격화… 2세대 여전히 5곳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