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라돈 침대 사태는 '안방의 세월호'"라는 말이 나온 데다 특조위 역시 이번 일을 가습기 살균제 당시 정부의 초기 대응과 비슷하다고 보고 신속한 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사회적 참사 특조위 안전사회소위원회는 17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라돈 방사성 침대 관련 현안 점검회의'를 열었다.
특조위는 애초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 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됨에 따라 설치됐다.
특조위의 주요 업무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다.
이 밖에도 특조위는 안전 사회 건설과 관련된 제도를 개선하고, 피해자 지원 대책을 점검하는 업무까지 맡는데, 라돈 침대 사태를 안전 사회 건설 업무의 첫 번째 과제로 삼았다.
양순필 특조위 안전사회소위 위원장은 "세월호와 가습기 살균제 두 가지 참사를 다루는 위원회에서 각 부처 관계를 모아 라돈 침대에 대해 듣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내부에서도 얘기가 있었다"며 "그런데도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은 정부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안종주 특조위 위원은 "라돈 침대 사태는 특조위의 직접 소관 업무는 아니지만,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이번 일은 특별한 사례로, 정부 초기 대응을 보면서 방관할 수만은 없어 점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현안 점검회의는 정부 대응을 성토하거나 질타하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대체로 범정부적 종합 대책을 시급히 수립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안 위원은 "무엇보다 당장 문제가 있는 매트리스를 수거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정부가 리콜 조처를 내려놓고 대진 침대라는 소기업에 알아서 하라고 맡겨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도 스스로 해결이 안 되는 문제는 공개수사로 전환한다"며 "지금 극히 일부만 수거됐다는데, 정부가 나서서 수거될 수 있도록 돕고, 향후 매트리스 처리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은 코호트(cohort) 조사를 통해 장기적으로 라돈의 건강 영향을 살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코호트는 역학연구에 쓰이는 용어로, 수많은 조사 대상자를 장기 추적해 각종 질병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정보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질병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 방식이다.
안 위원은 "미국에서는 이미 30년 전부터 다이옥신 등과 함께 라돈의 문제성이 드러나 연구가 시작됐다"며 "단기적으로 라돈 방사성 매트리스를 빨리 처분한 뒤 장기적으로 건강 영향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