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센서로 무장한 자율차 엠빌리, 좌회전·차선변경 자유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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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서산 주행시험장서 도심 자율주행 시연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차 '엠빌리'(M.BILLY)가 시속 40㎞로 달리다 사거리 교차로에 진입하자 정지 신호를 받고 멈춰 섰다.
이윽고 좌회전 신호가 들어오자 핸들이 스스로 왼쪽으로 돌아가며 부드럽게 좌회전을 했다.
이때 운전석에 앉은 운전자의 한 손은 휴대전화를 쥐고 있었고, 다른 한 손은 창문 밖으로 내놓은 상태였다.
현대모비스가 충남 서산에 구축한 주행시험장 첨단시험로에서 지난 16일 진행된 엠빌리의 실차 평가에서는 이처럼 자연스러운 자율주행 차량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산 주행시험장은 현대모비스가 약 3천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6월 완공했다.
총면적이 여의도의 절반 크기인 112만㎡에 달하는 시험장은 자율주행과 직접 관련된 시험을 하는 첨단시험로와 레이더시험로를 비롯한 총 14개의 시험로를 갖추고 있다.
특히 첨단시험로에는 통신과 연계한 자율주행시스템을 검증하도록 도심 지능형교통시스템(ITS) 환경이 구축됐다. 첨단시험로에서 엠빌리 차량은 레이더와 카메라 등 8개 종류 총 25개의 센서를 장착한 채로 시험주행에 나섰다.
이들 센서는 차량 주변을 360도로 둘러싸며 감지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시연한 것은 V2X(차량-사물 간 통신)를 활용한 신호 대기와 주행 성능이었다.
엠빌리는 V2X를 기반으로 신호가 바뀌었는지를 스스로 인지해 적색등에선 멈춰 섰고, 좌회전 녹색등에선 지체 없이 좌회전했다.
좌측 깜빡이(방향지시등)를 켜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후 엠빌리는 원형 회전 교차로에 들어섰다.
반대편에서 진입하는 차량과의 거리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엠빌리는 잠시 멈췄다가 다른 차가 지나간 뒤에야 교차로를 안전하게 통과했다.
엠빌리는 반대편에서 오는 차와의 거리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먼저 진입하기도 한다고 현대모비스 연구원은 설명했다.
원형 회전 교차로를 지나 직선 도로 3차선에서 달리던 엠빌리는 차로에 비상정차한 차량을 발견하자 2차선으로 자연스럽게 차선을 바꿔 주행했다.
그러다 1차선에서 또 다른 차량이 엠빌리 앞으로 무리하게 끼어들자 비어있는 3차선으로 한 번 더 차선을 변경했다.
앞에 정차한 차량이나 옆에서 끼어드는 차량을 발견하고 차선을 바꾸는 엠빌리의 반응속도는 꽤 빠른 편이었다.
다만 이처럼 급하게 차선을 바꿀 때는 깜빡이를 켜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엠빌리의 자율주행 시연은 운전자가 반드시 탑승하고 특수한 상황에서 주행에 개입해야 하는 단계인 '레벨3'에 해당한다.
자율주행 기술은 인간의 관여도에 따라 1~5단계로 분류되는데, 레벨 3는 맑은 날씨 등 제한적인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운전자는 여전히 필요한 수준이다.
실제 이날 시연에서 엠빌리가 주행 중 통신이 잠깐 끊기면서 경로를 이탈하자 운전자가 개입해 차를 멈춰 세우기도 했다. 서산 주행시험장은 폭 30m, 길이 250m로 세계 최대 규모인 터널시험로도 갖추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곳에서 야간 주행 중 지능형 헤드램프나 ADAS(운전자 지원 기술) 카메라 성능 등을 점검한다.
터널 천장에서 직사각형 형태의 구조물 10여 개가 내려오고 준비된 차량에서 상향등을 켜자 가장 멀리 있는 구조물까지 불빛이 닿았다.
헤드램프가 먼 거리까지 밝게 비출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방법이었다.
터널 안쪽에서는 지능형 헤드램프(IFS) 시험이 한창이었다.
구슬 모양의 여러 LED 램프로 이뤄진 IFS는 차량이 상향등을 켠 채 주행하다가 마주 오는 차량이 보이면 상대방 운전자의 눈부심을 차단하도록 해당 부위에 있는 램프만 하향등으로 자동으로 바꾼다.
다른 부위는 그대로 상향등을 유지하기에 주행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IFS는 휴대전화 불빛에도 램프 각각이 반응할 정도로 민감성이 뛰어났다.
서산 주행시험장 내 시험로에서는 엘크(ELK) 테스트도 진행됐다.
큰 사슴을 뜻하는 엘크에서 이름을 딴 엘크 테스트는 한적한 시골 길에서 빠르게 달리는 차량 앞에 야생동물이 갑자기 출현했을 때 순식간에 핸들을 돌려 피했다가 본궤도에 돌려놓는 과정에서 조향 안정성이 얼마나 유지되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제동 능력을 점검하는 저(低)마찰로 테스트도 이어졌다.
저마찰로는 빗길, 눈길, 빙판길 등 미끄러운 주행환경을 다양하게 구현해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서산 주행시험장은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등 미래차 핵심 부품의 성능과 품질을 종합 검증하는 곳"이라며 "향후 회사가 미래기술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차 '엠빌리'(M.BILLY)가 시속 40㎞로 달리다 사거리 교차로에 진입하자 정지 신호를 받고 멈춰 섰다.
이윽고 좌회전 신호가 들어오자 핸들이 스스로 왼쪽으로 돌아가며 부드럽게 좌회전을 했다.
이때 운전석에 앉은 운전자의 한 손은 휴대전화를 쥐고 있었고, 다른 한 손은 창문 밖으로 내놓은 상태였다.
현대모비스가 충남 서산에 구축한 주행시험장 첨단시험로에서 지난 16일 진행된 엠빌리의 실차 평가에서는 이처럼 자연스러운 자율주행 차량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산 주행시험장은 현대모비스가 약 3천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6월 완공했다.
총면적이 여의도의 절반 크기인 112만㎡에 달하는 시험장은 자율주행과 직접 관련된 시험을 하는 첨단시험로와 레이더시험로를 비롯한 총 14개의 시험로를 갖추고 있다.
특히 첨단시험로에는 통신과 연계한 자율주행시스템을 검증하도록 도심 지능형교통시스템(ITS) 환경이 구축됐다. 첨단시험로에서 엠빌리 차량은 레이더와 카메라 등 8개 종류 총 25개의 센서를 장착한 채로 시험주행에 나섰다.
이들 센서는 차량 주변을 360도로 둘러싸며 감지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시연한 것은 V2X(차량-사물 간 통신)를 활용한 신호 대기와 주행 성능이었다.
엠빌리는 V2X를 기반으로 신호가 바뀌었는지를 스스로 인지해 적색등에선 멈춰 섰고, 좌회전 녹색등에선 지체 없이 좌회전했다.
좌측 깜빡이(방향지시등)를 켜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후 엠빌리는 원형 회전 교차로에 들어섰다.
반대편에서 진입하는 차량과의 거리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엠빌리는 잠시 멈췄다가 다른 차가 지나간 뒤에야 교차로를 안전하게 통과했다.
엠빌리는 반대편에서 오는 차와의 거리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먼저 진입하기도 한다고 현대모비스 연구원은 설명했다.
원형 회전 교차로를 지나 직선 도로 3차선에서 달리던 엠빌리는 차로에 비상정차한 차량을 발견하자 2차선으로 자연스럽게 차선을 바꿔 주행했다.
그러다 1차선에서 또 다른 차량이 엠빌리 앞으로 무리하게 끼어들자 비어있는 3차선으로 한 번 더 차선을 변경했다.
앞에 정차한 차량이나 옆에서 끼어드는 차량을 발견하고 차선을 바꾸는 엠빌리의 반응속도는 꽤 빠른 편이었다.
다만 이처럼 급하게 차선을 바꿀 때는 깜빡이를 켜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엠빌리의 자율주행 시연은 운전자가 반드시 탑승하고 특수한 상황에서 주행에 개입해야 하는 단계인 '레벨3'에 해당한다.
자율주행 기술은 인간의 관여도에 따라 1~5단계로 분류되는데, 레벨 3는 맑은 날씨 등 제한적인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운전자는 여전히 필요한 수준이다.
실제 이날 시연에서 엠빌리가 주행 중 통신이 잠깐 끊기면서 경로를 이탈하자 운전자가 개입해 차를 멈춰 세우기도 했다. 서산 주행시험장은 폭 30m, 길이 250m로 세계 최대 규모인 터널시험로도 갖추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곳에서 야간 주행 중 지능형 헤드램프나 ADAS(운전자 지원 기술) 카메라 성능 등을 점검한다.
터널 천장에서 직사각형 형태의 구조물 10여 개가 내려오고 준비된 차량에서 상향등을 켜자 가장 멀리 있는 구조물까지 불빛이 닿았다.
헤드램프가 먼 거리까지 밝게 비출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방법이었다.
터널 안쪽에서는 지능형 헤드램프(IFS) 시험이 한창이었다.
구슬 모양의 여러 LED 램프로 이뤄진 IFS는 차량이 상향등을 켠 채 주행하다가 마주 오는 차량이 보이면 상대방 운전자의 눈부심을 차단하도록 해당 부위에 있는 램프만 하향등으로 자동으로 바꾼다.
다른 부위는 그대로 상향등을 유지하기에 주행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IFS는 휴대전화 불빛에도 램프 각각이 반응할 정도로 민감성이 뛰어났다.
서산 주행시험장 내 시험로에서는 엘크(ELK) 테스트도 진행됐다.
큰 사슴을 뜻하는 엘크에서 이름을 딴 엘크 테스트는 한적한 시골 길에서 빠르게 달리는 차량 앞에 야생동물이 갑자기 출현했을 때 순식간에 핸들을 돌려 피했다가 본궤도에 돌려놓는 과정에서 조향 안정성이 얼마나 유지되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제동 능력을 점검하는 저(低)마찰로 테스트도 이어졌다.
저마찰로는 빗길, 눈길, 빙판길 등 미끄러운 주행환경을 다양하게 구현해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서산 주행시험장은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등 미래차 핵심 부품의 성능과 품질을 종합 검증하는 곳"이라며 "향후 회사가 미래기술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