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은 학생 대표가 줘야
일부 초등학교는 아예 휴교도
14일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스승의 날(15일)을 하루 앞두고 문의가 줄지어 올라왔다.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두 번째 맞는 스승의 날이지만 학생과 학부모 상당수는 여전히 혼란스러움을 토로하는 모습이다.
권익위에 따르면 학생에 대한 상시 평가·지도업무를 수행하는 담임교사·교과 담당교사와 학생 사이에는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다. 이에따라 꽃, 케이크, 고가의 선물은 물론 소액 기프티콘까지 금액에 상관없이 어떤 선물도 할수 없다.
학생 대표가 공개적으로 전달하는 카네이션은 사회상규의 범위로 간주해 허용한다. 이때도 학부모가 전달하는 건 안 된다.
이런 복잡한 해석이 번거로워 최근엔 교육지원청 장학사가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기도 한다. 서울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 장학사 9명은 15일 잠일초를 방문해 교직원 126명 전원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기로 했다. 아예 하루 휴교하는 학교도 적지 않다. 서울에서는 초등학교 3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3곳 등 8곳이 휴교를 택했다.
‘스승의 날 현수막’도 새 풍속도다. 고려대 생명과학부, 서강대 사회과학부 등은 “교수님 수업에 반응하는 반응분자가 되겠습니다” 등 감사 현수막용 문구를 모집했다. 앞서 권익위는 “현수막 게시는 금품 등 제공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청렴 사회도 좋지만 1년에 하루 스승의 날 감사 표시마저 법을 따져봐야 하는 현실에 대한 자조는 여전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스승의 날 폐지’ 청원을 올린 한 교사는 “사회의 인식은 ‘촌지나 받는 무능한 교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정부는 포상과 기념식 등 행사로만 일관하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