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학생 챙기고 카네이션은 장학사가… 달라진 스승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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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시행 등 맞춰 변화…매년 '카네이션 논란'에 휴업도
권익위 의견표명에 靑 청원도…선정국제관광고선 탈북교사 행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등 사회 변화에 맞춰 학교 현장에서 스승의 날 행사 모습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학생들이 스승에게 보은(報恩)하는 날에서 이제는 장학사와 교사들이 학생들을 한 번 더 챙기는 날로 바뀌는 분위기다.
일부 학교는 카네이션이나 선물, 행사 등을 둘러싼 논란을 피하기 위해 아예 재량휴업을 하기도 한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스승의 고마움을 새기고 사제의 정을 나눈다는 취지가 퇴색해 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반면 행사나 선물 문제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서로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변화를 환영하는 입장도 있다.
1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스승의 날인 15일 송파구 잠일초등학교에서는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 장학사 9명이 학교를 찾아와 교직원 126명 전원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행사가 열린다.
장학사들은 이날 오랜만에 교단에 올라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책 읽어주기' 수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선미 장학사는 "요즘 학생들이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행사가 거의 없어질 정도로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스승의 날 장관·교육감 포상을 받는 교사에게만 꽃다발을 주는 정도"라고 전했다.
이 장학사는 "교육지원청 역할도 지도·감독에서 학교가 하는 일을 돕고 격려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학교 현장에서 고생하는 선생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정화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는 아침을 거르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교사들이 빵을 나눠주고 하이파이브와 프리허그로 격려하는 행사가 진행된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스승의 날 기념사진 콘테스트'도 개최한다.
백구성 교사는 "아침밥을 못 먹고 학교에 오는 학생이 많아 스승의 날에라도 밥을 먹이자는 생각에 6년 전부터 빵 나누기 행사를 열고 있다"면서 "학생들도 좋아하고 교사들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백 교사는 "예전에는 학생회에서 꽃을 준비해 달아주기도 했으나 청탁금지법 시행 후 대부분 학교에서 그런 행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학부모가 선물을 가져오면 교문에서부터 막는다"고 덧붙였다.
은평구 선정국제관광고에서는 이 학교와 탈북교사 협의체인 통일사랑교육협의회,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등이 공동 주최하는 '제5회 남북교사가 함께하는 스승의 날 행사'가 열린다.
이날 탈북교사 15명은 일일 명예교사로서 학생들에게 북한사회를 소개하는 수업을 펼친다.
한편 청탁금지법 시행 후 매년 스승의 날마다 '카네이션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교사에 대한 사회적 존중, 교권 추락 등이 맞물려 이런저런 말들이 나온다.
학생과 학생들을 평가·지도하는 담임·교과교사 사이에는 직무 관련성이 인정돼 꽃·케이크·기프티콘 등 금액과 상관없이 어떤 선물도 안 된다는 게 국민권익위원회의 해석이다.
그러나 1년 365일 중 단 하루 스승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도 안 되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민권익위는 학생대표 등이 스승의 날에 공개적으로 제공하는 카네이션과 꽃은 사회상규상 허용된다고 밝혔다.
해마다 논란이 반복되자 최근에는 스승의 날을 없애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지난달 박은정 권익위원장이 "(담임교사 및 교과교사) 카네이션 선물은 학생대표 등만 줄 수 있다"고 직접 밝힌 것이 기름을 부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20일 '스승의 날을 폐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현재까지 1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초등교사로 알려진 청원자는 "국민권익위원장 말이 화를 돋웠다"면서 "어떤 교사가 꽃을 받고 싶다고 했느냐. 왜 교사 자존감을 이렇게 짓밟느냐"고 지적했다.
청원자는 "정부와 우리 사회 인식은 '촌지나 받는 무능한 교사'라는 인식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교사가 교육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포상과 기념식 등 행사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을 피해 스승의 날 아예 휴업하는 학교도 있다.
서울에서는 초등학교 3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3곳 등 총 8개 학교가 15일 학교를 쉰다.
재량휴업을 하지 않는 학교 중 상당수도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고자 선물이나 카네이션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또 학부모 방문 등은 제한하고 꼼꼼히 출입 관리를 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권익위 의견표명에 靑 청원도…선정국제관광고선 탈북교사 행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등 사회 변화에 맞춰 학교 현장에서 스승의 날 행사 모습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학생들이 스승에게 보은(報恩)하는 날에서 이제는 장학사와 교사들이 학생들을 한 번 더 챙기는 날로 바뀌는 분위기다.
일부 학교는 카네이션이나 선물, 행사 등을 둘러싼 논란을 피하기 위해 아예 재량휴업을 하기도 한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스승의 고마움을 새기고 사제의 정을 나눈다는 취지가 퇴색해 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반면 행사나 선물 문제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서로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변화를 환영하는 입장도 있다.
1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스승의 날인 15일 송파구 잠일초등학교에서는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 장학사 9명이 학교를 찾아와 교직원 126명 전원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행사가 열린다.
장학사들은 이날 오랜만에 교단에 올라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책 읽어주기' 수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선미 장학사는 "요즘 학생들이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행사가 거의 없어질 정도로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스승의 날 장관·교육감 포상을 받는 교사에게만 꽃다발을 주는 정도"라고 전했다.
이 장학사는 "교육지원청 역할도 지도·감독에서 학교가 하는 일을 돕고 격려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학교 현장에서 고생하는 선생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정화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는 아침을 거르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교사들이 빵을 나눠주고 하이파이브와 프리허그로 격려하는 행사가 진행된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스승의 날 기념사진 콘테스트'도 개최한다.
백구성 교사는 "아침밥을 못 먹고 학교에 오는 학생이 많아 스승의 날에라도 밥을 먹이자는 생각에 6년 전부터 빵 나누기 행사를 열고 있다"면서 "학생들도 좋아하고 교사들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백 교사는 "예전에는 학생회에서 꽃을 준비해 달아주기도 했으나 청탁금지법 시행 후 대부분 학교에서 그런 행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학부모가 선물을 가져오면 교문에서부터 막는다"고 덧붙였다.
은평구 선정국제관광고에서는 이 학교와 탈북교사 협의체인 통일사랑교육협의회,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등이 공동 주최하는 '제5회 남북교사가 함께하는 스승의 날 행사'가 열린다.
이날 탈북교사 15명은 일일 명예교사로서 학생들에게 북한사회를 소개하는 수업을 펼친다.
한편 청탁금지법 시행 후 매년 스승의 날마다 '카네이션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교사에 대한 사회적 존중, 교권 추락 등이 맞물려 이런저런 말들이 나온다.
학생과 학생들을 평가·지도하는 담임·교과교사 사이에는 직무 관련성이 인정돼 꽃·케이크·기프티콘 등 금액과 상관없이 어떤 선물도 안 된다는 게 국민권익위원회의 해석이다.
그러나 1년 365일 중 단 하루 스승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도 안 되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민권익위는 학생대표 등이 스승의 날에 공개적으로 제공하는 카네이션과 꽃은 사회상규상 허용된다고 밝혔다.
해마다 논란이 반복되자 최근에는 스승의 날을 없애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지난달 박은정 권익위원장이 "(담임교사 및 교과교사) 카네이션 선물은 학생대표 등만 줄 수 있다"고 직접 밝힌 것이 기름을 부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20일 '스승의 날을 폐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현재까지 1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초등교사로 알려진 청원자는 "국민권익위원장 말이 화를 돋웠다"면서 "어떤 교사가 꽃을 받고 싶다고 했느냐. 왜 교사 자존감을 이렇게 짓밟느냐"고 지적했다.
청원자는 "정부와 우리 사회 인식은 '촌지나 받는 무능한 교사'라는 인식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교사가 교육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포상과 기념식 등 행사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을 피해 스승의 날 아예 휴업하는 학교도 있다.
서울에서는 초등학교 3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3곳 등 총 8개 학교가 15일 학교를 쉰다.
재량휴업을 하지 않는 학교 중 상당수도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고자 선물이나 카네이션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또 학부모 방문 등은 제한하고 꼼꼼히 출입 관리를 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