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물량은 수출실적 없는 신규업체 위한 '개방형' 쿼터에 배정

올해 대미 철강수출 쿼터(할당)를 업체별로 배분하는 기준이 확정됐다.

한국철강협회는 업계와 50여 차례의 품목별 협의를 거쳐 철강 쿼터 기본 운영방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정부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25% 추가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수출을 2015∼2017년 평균의 70%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협회와 업계는 우리나라 전체에 배정된 쿼터를 품목과 수출업체별로 배분하는 문제를 논의해왔다.

품목별 쿼터는 2015∼2017년 대미 수출실적이 있는 업체에 적용하는 '기본형'과 나중에라도 수출할 수 있는 신규업체에 진입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개방형'으로 구분했다.

기본형 쿼터는 업체별 2015∼2017년 대미 수출실적을 기준으로 배분했다.

그동안 업체들은 어떤 연도의 실적을 기준으로 쿼터를 적용할지를 두고 가장 많은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마다 연도별 실적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해를 기준으로 쿼터 적용을 주장한 것이다.

기본형 쿼터는 기본적으로 업체마다 2015∼2017년 평균의 70%를 적용하되 개방형 쿼터에 필요한 물량을 제외했다.

개방형 쿼터는 품목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기업이 주로 수출해 신규업체 진입 가능성이 희박한 열연강판은 개방형 쿼터 비중을 최소한(1%)으로 설정했지만, 진입 가능성이 큰 일반강관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15%)으로 설정했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기본형 쿼터를 보유한 업체가 쿼터를 반납할 경우 반납분의 20%는 개방형 쿼터로 이전해 신규 및 소규모 수출업체를 배려하기로 했다.

협회는 쿼터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업체별 연간, 분기별 수출계획을 사전 조사하고 수출물량 조작이나 우회수출 등 불공정 행위를 적발할 경우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쿼터 운영관리에 관한 주요 사항은 업계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대미 철강쿼터 운영위원회'를 정례화해 업계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정부의 수출입공고 개정에 따라 이날부터 미국에 철강을 수출하려면 협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협회는 수출승인 신청을 온라인으로 처리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해당 홈페이지 개통(6월 중) 전까지 수출에 차질이 없도록 협회 담당자 이메일을 통해 수출승인서를 발급한다.

이민철 부회장은 "전용시스템 구축 등 쿼터운영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조속히 추진해 업계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면서 "어려움 속에서도 업체들이 서로 한발씩 양보해 합의안을 도출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