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하팅 얼라이언스번스틴(AB) 포트폴리오 매니저(사진)는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신흥국에 투자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신흥국 증시가 맥을 추지 못한 2012~2016년과 달리 지난해부터 경제 전반과 기업 실적이 살아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팅 매니저는 “올해 신흥국 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5~20%가량 늘어날 전망”이라며 “글로벌 교역량 증가로 신흥국 수출이 늘면서 부채 상환 여력도 커져 펀더멘털이 튼튼해졌다”고 설명했다.
기업 실적과 펀더멘털이 튼튼해지고 있지만 주가는 선진국보다 저평가돼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팅 매니저는 “선진국 시장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 신흥국은 15배가량”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많아 수급 여건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하팅 매니저는 “2012년부터 5년간 신흥국 시장에서는 1550억달러(약 165조원)가 빠져나갔다”며 “하지만 올 들어서만 절반가량인 700억달러가 새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에서는 금융과 정보기술(IT) 업종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하팅 매니저는 “한국 상장사 실적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한국 IT업종에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늘었다”며 “지난해 삼성전자 주가가 대폭 상승한 만큼 올해는 다른 IT 기업 가운데 아직 주가가 오르지 않은 종목에 투자가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주에 관해서는 “은행업종 수익성이 의미있게 개선됐는데도 다른 국가 은행주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