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수 겸 탤런트 설현 씨를 모델로 기용했던 한 통신사와 주류회사는 ‘등신대(等身大) 사태’를 겪었다. 팬들이 등신대를 들고 사라지거나 온라인에서 사고파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물 크기로 제작된 등신대는 매장 앞에 홍보·마케팅 목적으로 세워놓는 일종의 인물 간판이다.

아이돌이나 유명 배우를 모델로 쓰는 기업들의 다양한 스타 활용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로 인기가 높아진 배우 정해인 씨를 제품 모델로 발탁한 화장품업체 듀이트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지난 1일부터 신제품 픽앤퀵 마스크가 판매되는 올리브영과 롭스 등 전국 드러그스토어에 정씨의 사인이 새겨진 포스터(사진) 10만 장을 배포했다. 1만원어치 이상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올리브영과 듀이트리 측은 “모든 매장에 포스터가 제공된 게 아니어서 정씨의 포스터가 있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온다”고 했다.

이런 마케팅은 최근 1~2년 새 화장품·의류·통신 등 소비재 시장에서 유행하고 있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고객(혹은 전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모델의 사인이 들어간 사진이나 엽서, 달력, 부채 등을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선 “이런 행사가 진행되면 일시적으로 판매량이 급증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한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적은 비용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온라인 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입에서 입으로 전파되는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있어 중소기업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