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공지능 기술 도입에 성공하려면
4차 산업혁명으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바쁘다. 국내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온·오프라인 구매 패턴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데이터 등 100여 가지의 특징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하는 롯데백화점의 ‘로사’, 인공지능의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한 챗봇이 카드 혜택, 맞춤 카드 추천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현대카드의 ‘버디’가 대표적인 예다.

인공지능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자연어로 이뤄진 데이터를 이해하고 추론하며, 이를 학습해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 기술은 생각하는 방법에 영향을 미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도 있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도록 돕기도 한다. 사람보다 빠른 처리 능력 덕분에 기업의 전반적인 변화와 혁신의 속도를 가속화할 수도 있다.

이런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기업 업무와 조직 운영을 개선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필자의 회사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전 세계 18개 산업군에 종사하는 임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최고경영자(CEO) 3000명 중 73%는 인공지능 기술이 향후 조직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62%는 현재 도입 중이거나 2년 이내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기술이 비즈니스의 변화를 주도하는 모습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인공지능 같은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중 20% 정도만 검색이 가능하다. 나머지 80%는 컴퓨터가 처리할 수 없는 영상, 사진, SNS 데이터 등 ‘비정형 데이터’다. 인공지능은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위한 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돕거나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아직 낯선 기술인 인공지능을 비즈니스에 도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을 목표로 인공지능을 도입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고 이에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인공지능 도입이 회사에 어떤 이익으로 돌아올 것인지, 무엇을 기준으로 결과를 평가할 것인지 또한 예상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이런 고민으로 인공지능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기업은 몇 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자사의 전문성과 핵심 역량을 파악하고, 인공지능 도입을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야 한다. 너무 큰 분야보다는 작지만 중요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을 때 효과가 큰 분야를 찾아 시작해야 한다. 또 가장 중요한 데이터를 구조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기업 내부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 살펴야 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도 먼저 고민해야 한다. 성공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했다면 이를 기업 내 다른 부문에도 확장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의 협력을 통해 기업 내에 인공지능 기술 역량을 내재화함으로써 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이 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생존 자체를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인공지능의 힘을 활용해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