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이내 장내서 사들이기로
주가 하락 방어 본격 나서
SK이노베이션은 30일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520만8333주를 매입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9246만5564주)의 5.6% 수준이다. 이날 종가(19만6500원) 기준으로 총 1조234억원 규모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은 SK이노베이션이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해 온 주주가치 개선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옛 SK에너지(SK이노베이션)와 인천정유(SK인천석유화학)가 2008년 합병하는 과정에서 인천정유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취득한 적이 있다. 그러나 순수하게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사주를 직접 취득하는 방식으로 3개월 이내에 매입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이유는 최근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구입 등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한 가격) 축소 등의 우려로 주가가 급격한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1만4000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선 SK이노베이션은 이날 19만6500원에 장을 마쳐 한 달 동안 8.17%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은 18조1695억원으로,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난해 초 취임하면서 경영목표로 제시한 ‘2018년 말까지 시가총액 30조원 돌파’를 달성하려면 시총이 지금보다 65.11% 불어나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을 비롯해 주주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 11월 대기업 최초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도입 후 첫 주주총회가 개최된 지난 3월엔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 수가 77만64주에 달했다.
지난해 7월엔 창사 후 처음으로 중간배당도 했다. 작년 결산 배당금은 전년보다 25% 증가한 주당 8000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7456억원이었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전무)은 “SK이노베이션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인 딥체인지2.0 실천을 가속화해 실적을 대폭 개선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주주가치를 꾸준히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