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플라자 합의' 공포… 환율 추락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원화가치 급등)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한국의 ‘환율조작 금지’를 강하게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원화가치를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외환당국의 원화 약세를 노린 외환시장 개입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일각에서는 1985년 엔화가치를 급등시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단초가 됐던 플라자합의가 한국에서 재현될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원90전 내린 달러당 1056원60전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4년 10월30일(1055원50전) 후 3년5개월 만의 최저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주일 새 24원50전 급락(원화가치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1060원대가 깨지면서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전문가가 늘어나고 있다. 남북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원화가치 상승을 억누르던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 요인이 잦아든 데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 따른 달러화 약세 분위기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달러당 1050원대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달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외환당국의 손발이 묶인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제2 플라자 합의' 공포… 환율 추락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