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에게 한중 해저터널 제안했다"
김현종 "韓, 고래등 사이 낀 새우 아냐…돌고래 돼 치고나가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9일 '미중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해 우리나라가 고래등 사이에 낀 새우'가 될 수 있다는 일각의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청와대 SNS 프로그램인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 나와 "왜 새우가 되어야 하느냐"며 "돌고래로 변신해 빨리 앞으로 치고 나가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제가 이번에 한미FTA(자유무역협정)를 끝내고 왔으니 이제는 신남방 정책과 신북방 정책(을 추진하고), 한중FTA 협상과 신통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제 관할이 아닐 수 있지만 문 대통령과 61분간 독대하며 '해저터널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저터널에 테슬라에서 하는 하이퍼루프를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이퍼루프'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와 우주선 업체 스페이스 X를 세운 일론 머스크의 구상으로, 사람과 화물을 음속으로 이동시키는 열차 형태의 운송 시스템이다.

김 본부장은 한미FTA 개정협상과 관련해 "대통령이 통상협정 분야 전권을 제게 주셨고, 제가 '재수생'이라 대통령이 더 신뢰하시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미FTA 체결 때도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은 자신을 '재수생'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협상 파트너였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뒷얘기도 소개됐다.

김 본부장은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같은 로펌에서 근무했는데 처음부터 궁합이 잘 맞은 것은 아니었다"며 "첫 번째 화상회의를 하고 난 다음에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미국 기자들에게 '저 밥맛 떨어지는 김현종 본부장 때문에 술 한잔 해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어느 정도 관계가 좋아졌다"며 "나는 FTA를 언제든지 깰 준비가 돼 있다는 태도를 보였는데 나중에는 친해져서 '브로맨스' 수준까지 갔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