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선업 부진에 미국 보호무역 우려까지 더해져
기업 체감경기 전월 수준 보합…제조업체 1년3개월래 최악
기업 체감경기가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자동차, 조선업 부진이 지속한 여파로 제조업 체감경기지수는 1년 3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3월 기업경기 실사지수(BSI)'를 보면 이달 전체 산업 업황 BSI는 77로 한 달 전과 같았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BSI가 100을 밑돌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좋게 인식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BSI는 작년 11∼12월 상승했다가 올해 들어서 1월(-3포인트), 2월(-1포인트) 떨어졌으나 일단 하락세를 멈췄다.

그러나 제조업 업황 BSI는 계속해서 나빠졌다.

제조업 업황 BSI는 74로 한 달 전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 업황 BSI는 작년 12월부터 4개월 내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지수 수준 자체도 2016년 12월(72) 이후 가장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자동차, 조선, 기계 부진이 지속하고 있고 전자 쪽도 부진해졌다"며 "3월 들어서는 미국 무역 조치 우려가 가세하며 업황, 전망 BSI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중 대기업(82)과 중소기업(63)의 업황 BSI가 나란히 1포인트씩 떨어졌다.

수출기업(82), 내수기업(69)의 업황 BSI도 각각 2포인트 하락했다.

세부업종별로 보면 전기장비(79)가 9포인트 상승했으나 금속가공(54) 7포인트, 화학(89) 4포인트 떨어지는 등 하락 폭이 컸다.

금속가공은 자동차, 조선, 기계 등 전방 산업 부진 때문에 업황이 악화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78로 지난달 전망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전자(-6포인트), 1차 금속(-6포인트) 위주로 떨어졌다.

전자는 스마트폰 신제품이 잘 팔리지 않은 점이 우려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1차 금속의 경우 조사 기간에 미국이 수입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보도가 나와 불안 심리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업체들은 주요 경영 애로 사항으로 '내수 부진'(22.2%), '불확실한 경제 상황'(11.8%) 등을 꼽았다.

내수 부진을 택한 제조업체 비율은 한 달 전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체감경기 전월 수준 보합…제조업체 1년3개월래 최악
비제조업 업황 BSI는 79로 전월과 같았다.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59)에서 비교적 큰 폭인 7포인트 상승했다.

동절기가 끝나며 골프장 등 이용객 수가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날이 따뜻해지며 난방 수요가 줄어든 탓에 전기가스업(96)은 4포인트 떨어졌다.

비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80으로 2포인트 떨어졌다.

건설 경기 둔화에 따라 건설(-3포인트), 내수 부진 우려 때문에 도소매(-3포인트) 등에서 하락 폭이 컸다.

비제조업체들은 경영 걸림돌로 '내수 부진'(20.2%), '경쟁 심화'(13.5%) 등을 꼽았다.

한편 소비자심리지수(CSI)와 B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5.6으로 3.4포인트 하락했다.

계절적 요인, 불규칙한 변동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는 0.7포인트 하락한 96.9를 가리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