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사진)은 27일 서울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신임 의장으로 취임한 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28일 GGGI 의장으로 선출된 반 의장은 파리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력한 국가의 수반으로서 책임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학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진 비전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신을 보내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반 의장은 “기후변화가 얼마나 중대하고 급박한지를 깨닫고, 우리가 바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 의장은 GGGI 의장을 맡은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당신은 193개국이 참여하는 가장 지구적인 조직(유엔)의 수장을 10년이나 했는데 왜 회원국이 28개국인 국제기구의 책임을 맡느냐’고 묻는다”며 “크기는 작지만 조금이라도 내 경험이나 열정을 보탤 수 있다면 인류를 위해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GGGI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개발도상국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지원하고자 한국 주도로 설립됐다. 초대 의장은 한승수 전 국무총리였으며, 2012년 국제기구로 공식 출범한 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의장을 지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