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스마트폰 이후 먹거리 찾아
AI·빅데이터·VR 창업 지원
스타트업 키우려면… 舊경제 질서있는 퇴장해야
정부, 자유로운 환경 조성을
이들 회사에는 공통점이 있다. 테크놀로지 전문 액셀러레이터(창업지원기관) 퓨처플레이의 컨설팅과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라는 점이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사진)는 “AI, 사물인터넷(IoT), 뇌과학,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돕고 있다”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사업 기반을 닦은 AI 일정관리회사 코노랩스, 자율주행자동차용 센서인 라이다를 개발하는 SOS랩 등도 퓨처플레이의 투자와 컨설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주목한다. 그는 “기술 스타트업은 어느 순간 가치가 급격히 뛰어오르는 ‘J커브’ 성장을 이룰 수 있다”며 “스마트폰 이후의 시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AI가 인간의 삶을 도와주고, 블록체인을 이용해 거래를 하고, 증강현실(AR)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는 시장이 빠르게 열리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류 대표는 정보기술(IT) 기기와 그것을 다루는 사용자환경(UI), 빅데이터 등은 선순환하며 발전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 VR 기기, 챗봇(채팅로봇) 등 새로운 기기가 개발되면 이를 활용하는 인터페이스도 자연스럽게 변합니다. 이들 하드웨어에서 나온 수많은 데이터는 클라우드로 가게 될 것이고, 이 방대한 데이터는 다시 AI로 분석합니다. 이것이 디바이스로 되돌아오면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류 대표는 뇌과학 등 떠오르는 미래 기술에 대한 관심을 주문했다. 그는 “VR은 인간의 뇌를 속이는 것이고, AI는 뇌를 모사하는 것”이라며 “기술적으로 뇌과학은 어려운 분야지만 시장을 선점한다면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기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가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량공유,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 업계의 규제 논란을 ‘구경제와 신경제의 충돌’이라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피해를 보는 사람은 최소화해야겠지만 ‘구경제의 질서 있는 퇴장’을 유도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정부의 역할은 규제가 아니라 조율과 설득”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대 어느 정부도 벤처기업을 안 키운다고 한 적은 없다”며 “정부는 벤처를 키우는 곳이 아니라 창업자들이 자유롭게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류 대표는 스스로 성공한 창업가이기도 하다. 2006년 영상인식회사 올라웍스를 설립해 2012년 미국 인텔에 35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2년 동안 인텔 상무로 재직한 그는 1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황성재 파트너(KAIST 공학박사) 등과 함께 퓨처플레이를 설립했다. 류 대표는 “퓨처플레이의 심사 파트너들은 대부분 기술 전문가로, 스타트업을 극초기부터 돕고 있다”며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반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자회사 파운데이션엑스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