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여전…이번에 봐주고 뒤로 반덤핑 관세 때리나" 우려도

철강업계는 23일 미국이 한국을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대상국에서 일단 제외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정말 다행"이라며 정부가 '영구 면제'를 위해 끝까지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다만 관세 면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약간의 시간을 벌었을 뿐 대미 수출이 불확실한 상황은 여전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부의 철강 관세 면제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유예 기간 동안 한국 제외를 위해 정부, 철강협회, 국내 철강업계와 지속적이고 면밀하게 협조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넥스틸 임황빈 경영기획과장은 "협상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서 좋아할 수만은 없지만, 정부가 빠져나갈 가능성을 보여줘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정부가 잘 노력해서 영구 면제를 확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정부 협상 결과를 기다리면서 특정 제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품목 예외' 신청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품목 예외는 미 상무부가 심사를 마치기까지 최대 90일이 걸리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신청해야 유리하다.

만약 23일부터 관세가 부과됐다면 이후 품목 예외를 받더라도 심사 기간에는 관세를 내야 하는데 유예 덕분에 이를 진행할 시간을 확보한 것이다.

포스코는 미국 현지 대표법인과 워싱턴 사무소를 중심으로 현지 고객사의 품목 제외 신청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다른 업체들도 고객사와 이 문제를 협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슬아슬한 차이로 23일을 넘겨 미국에 도착하는 철강은 미국이 협상 기한이라고 밝힌 4월 말까지는 관세를 물지 않을 전망이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다음 주 정도에 미국 항구에 도착할 물건들이 있는 기업들이 있다"면서 "배를 못 가게 해야 하는지 관세를 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 유예로 해결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업체들이 한 달 동안의 유예 기간에 수출을 집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불확실성과 운송 시간 등을 고려하면 고객사가 선뜻 대규모 주문을 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정부 협상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미국이 유예했던 관세를 소급 적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유예로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시각도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유예는 관세 부과 시점만 늦추는 것이지 한국산 면제에 대한 확실한 방향성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미국이 이번 관세를 면제하는 대신 이후에 개별 품목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더 많이 부과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강관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25% 면제한 만큼 반덤핑 조사에서 더 때리는 게 아닌가 걱정"이라며 "겉으로는 동맹이니까 빼준다 해놓고서는 뒤로 반덤핑 관세 때리면 도루묵"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 "美 관세유예로 시간 벌었다…정부 노력에 감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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