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로키' 한미훈련' 호평 실었다 삭제…검열에 걸린듯
인민일보 "북미 핵협의든 6자회담이든 모두 대화로 실현해야"
중국 언론 "한반도는 지금 민감한 시기… 한미 군사훈련 취소해야"
한미 양국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이유로 미뤘던 연합 군사훈련을 다음 달 1일 개시키로 한 데 대해 중국 관영 언론과 관변 학자들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민감한 시기라며 훈련계획을 취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1일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관변 학자들을 인용해 이런 주장을 폈다.

다즈강(달<竹 밑에 旦>志剛) 헤이룽장(黑龍江)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은 글로벌타임스에 북한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려면 한미는 연합훈련을 취소하거나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 소장은 "중국은 한반도 정세 악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면서 "중국은 북한과 경제 협력, 6자회담을 중재해온 경험을 한반도 평화구축에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한미가 대북 압박을 유지하길 원해 연합훈련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북한과 미국은 이런 특별한 시기에 행동을 자제해 대화를 위한 좋은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추이즈잉(崔志英) 상하이 퉁지(同濟)대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남북미 1.5 트랙대화'에 주목하면서 "이 비공식 회동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 작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가운데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오전 다음 달 1일 시작될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 호의적으로 평가한 글을 올렸다가 급하게 삭제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 신문은 삭제된 글에서 관변학자를 인용해 전략무기가 동원되지 않는 다음달 한미훈련은 '로키'(low-key)로 진행돼 북한에 호의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환구시보의 기사 삭제 소동은 이번 한미 훈련이 예년과 비교할 때 축소돼 이뤄지는 점을 지적하려했으나, 한미 군사훈련 자체를 반대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과 배치돼 검열에 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사설 격인 종성(鐘聲) 칼럼을 통해 "미래는 역사에서 걸어 나온 것으로 대화와 협상이 검토되는 현 국면에서 각국은 역사에서 지혜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역사가 입증하듯 북미 간 핵 협의든 6자 회담이든 모두 대화를 통해 실현하는 것"이라면서 "대화는 북핵 정세를 안정시킬 뿐만 아니라 협상 해결의 조건을 조성할 수 있어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필요한 길"이라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