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모 볼보코리아 사장 "삼성중공업 건설기계 인수는 볼보서 가장 성공한 M&A"
삼성중공업 건설기계부문 인수는 볼보그룹 역사상 가장 성공한 인수합병(M&A) 사례로 꼽힙니다.”

양성모 볼보그룹코리아 사장(사진)은 15일 설립 20주년을 맞아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창원 공장은 업계 최고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 5대 글로벌 건설장비업체인 볼보그룹은 1998년 7월 삼성중공업의 건설기계사업부문을 5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양 사장은 “창원공장은 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생산성과 강력한 조직력을 갖춰 ‘전차부대’로 불린다”며 “매년 세계에서 200여 명의 임직원을 보내 벤치마킹하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볼보가 회사를 인수한 1998년 37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조원으로 다섯 배 넘게 급증했다. 지난해 굴삭기 생산량은 1만3261대를 기록, 인수 당시와 비교해 3.7배로 늘었다. 양 사장은 “볼보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에서 절반까지 높아졌다”며 “생산량의 80%를 120개국으로 수출하는 글로벌 생산기지로 탈바꿈했다”고 강조했다. 창원공장의 영업이익률은 11%로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뿐만 아니라 창원공장은 굴삭기 핵심 부품인 메인컨트롤밸브(MCV)의 글로벌 공급처다. MCV는 굴삭기의 힘, 속도, 방향 등을 제어하는 각종 유압장치가 연결돼 ‘굴삭기의 심장’으로 불린다. 중국 내 볼보 굴삭기의 70%는 창원공장에서 제조한 MCV를 장착했다.

볼보그룹은 창원공장 인수와 설비 개선, 연구개발(R&D) 등에 1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양 사장은 “그룹 차원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한국에 시범 적용하고 매년 최신 설비 교체로 500억~700억원을 투자해왔다”고 말했다.

볼보의 차세대 제품은 100% 배터리로 구동하는 전기 굴삭기다. 2020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굴삭기 시장도 내연기관 시대가 저물고 있다”며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 제품의 사용이 불가능한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볼보건설기계는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100% 전기로 구동하는 굴삭기 시제품(모델명 EX2)을 공개했다. 배기가스 배출이 전혀 없고 디젤유로 구동하는 굴삭기와 비교해 연료비와 소음을 각각 90%까지 감소시켰다.

양 사장은 “기존 굴삭기는 가동 과정에서 연료에너지의 70%가 손실되는 데 비해 전기굴삭기는 손실 비율이 30%에 그친다”며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연료효율성 측면에서도 탁월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1987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했다. 유럽과 북미 등에서 볼보그룹 마케팅 임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1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