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카레’ ‘진라면’ 등으로 잘 알려진 오뚜기 오너 3세들이 회사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이고 있다. 주가가 지난달부터 하락세를 보이자 경영권 승계 등을 염두에 두고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아들 윤식씨(27)와 딸 연지씨(26)는 지난달부터 오뚜기 주식을 각각 5767주, 3079주 장내 매수했다. 지난 9일 종가(73만5000원) 기준 각각 42억원, 23억원어치 규모다. 이번 매입으로 윤식씨의 오뚜기 지분율은 2.21%(7만5897주), 연지씨의 지분율은 1.25%(4만3079주)로 늘어났다.

이들 남매는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손주다. 윤식씨는 3세 경영 승계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고, 연지씨는 뮤지컬 배우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지난달 오뚜기 주가가 조정되자 연일 분할 매수했다. 오뚜기 주가는 연초 80만원대를 기록하다가 지난달 14일 1년 내 최저가인 68만원까지 떨어졌다. 두 남매가 동시에 시장에서 오뚜기 주식을 매입한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오뚜기 지분은 함 회장(28.62%)과 가족들이 나눠 갖고 있다. 오너 3세 지분율이 낮아 향후에도 장내에서 지분을 꾸준히 사모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주주 자녀가 주식을 물려받을 때 내야 하는 상속·증여세율(최대 50%)을 고려하면 주가가 내렸을 때 주식을 사들이는 게 절세 전략이 될 수 있다. 윤식씨는 미성년자이던 2004년 주가 급락기에 오뚜기 주식을 매입했다.

오뚜기는 이달 초 실적을 내놓으면서 반등세를 타고 있다. 오뚜기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7% 증가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