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은 실무자가 쓴 인공지능에 관한 책이다. 학자들이 쓴 인공지능 도서는 다소 추상적이고 현학적인 내용이 많은 데 비해 정도희 SK텔레콤 데이터 사이언스담당 상무가 쓴 이 책은 아주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저자의 정의는 “강력한 컴퓨팅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데이터 활용법”이다. 따라서 인공지능은 인간과 비슷한 것이 아니라 내연기관이나 자동차, 컴퓨터와 같은 범용기술이다. 책은 ‘도구에 대한 이해’와 ‘경영의 변화’ ‘실질적 실행’ 세 부문으로 나뉜다.

인공지능은 전체를 뭉뚱그려 이해하는 데서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에 분리해서 인식하는 일이 필요하다. 전체로 이해할 때 생길 오해도 피할 수 있고, 자신에게 꼭 맞는 분야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에 관해 논의할 때 이쪽에서 하는 말과 저쪽에서 하는 말이 서로 다른 것을 자주 목격한다.

인공지능 분야는 머신러닝, 자연어처리, 컴퓨터감각, 자동추론, 지식표현, 인지컴퓨팅, 패턴인식, 지능엔진 등으로 나뉜다. 이들 가운데 핵심은 머신러닝이다. 머신러닝은 풍부한 데이터만 있다면 기업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원가절감이나 가치창조에 활용할 수 있다.

머신러닝은 컴퓨터가 데이터를 활용해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컴퓨터가 스스로 한다고 해서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오해가 바로 이 부분에서 발생한다.

머신러닝은 컴퓨터가 인간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제어 아래 스스로 데이터를 처리해서 기대하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이 부분에 대한 혼란을 지적하는 저자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머신러닝도 혼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앞으로 머신러닝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 확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신러닝에서의 학습과 인간의 학습은 분명히 다르다. 머신러닝 학습은 인간의 여러 행위 중 학습이라는 행위를 흉내 내어 개발된 컴퓨터 및 데이터 활용 방법의 일종일 뿐이다.”

참고로 머신러닝이 하는 학습에는 지도학습, 비(非)지도학습, 강화학습이 있다. 머신러닝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은 강화학습이다. 강화학습은 컴퓨터를 칭찬하거나 야단쳐서 점점 좋게 만드는 방법이다. 오늘날 자주 언급되는 딥러닝은 머신러닝의 여러 계열 가운데 하나로 인공신경망의 일종이다. 따라서 개념도를 이용하면 도구, 기계, 컴퓨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 순서로 상위로부터 하위로 이동하게 된다. 금융업계의 대표적인 인공지능인 켄쇼, IBM의 의료분야 인공지능인 왓슨 온 콜로지, 넷플릭스의 개인화 추천 시스템, 월마트 진열대의 스캔 로봇 등은 인공지능의 실용 사례에 속한다.

이 책에는 현장에서 열심히 활동해 온 사람이 갖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와 활용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공지능의 전체 윤곽과 구체적인 실용법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는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