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음주 운전 사망자는 각각 24%, 9%로 크게 줄어
노인 보행사망은 4.6% 증가
교통선진국까진 갈 길 멀어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 수 1.9명… OECD 평균 1.1명보다 높아
"도심 자동차 제한속도 50㎞ 제한 등
4년내 사망자 현재의 절반 목표"
경찰청은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가 4185명으로 전년(4292명)보다 2.5% 줄었다고 6일 발표했다. 연도별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2년 5392명 △2013년 5092명 △2014년 4762명 △2015년 4621명으로 5년째 감소세다. 경찰 관계자는 “2012년 이후 사망자가 감소 추세를 보여 올해는 3000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 사망자와 음주운전 사망자는 전년에 비해 각각 23.9%, 8.7% 줄어 감소세가 뚜렷하다. 교통안전 캠페인과 교육 홍보 등이 꾸준히 이어진 결과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위험한 도로와 사고가 잦은 곳을 개선하고 중앙분리대와 보차로 분리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장한 영향도 크다.
지난해 4월25일에는 검찰과 함께 음주운전 처벌 강화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술을 마시고 운전한 사람뿐 아니라 동승자까지 방조죄로 함께 처벌하고, 음주운전 차량은 몰수하는 등의 강력한 대책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간을 불문하고 이동식 음주단속을 벌이는 등의 강화안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 보행자 사망은 906명으로 전년보다 40명(4.6%) 증가했다. 전체 보행자 사망의 54.1%를 차지해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단횡단 사망자 역시 전년(709명)보다 20.7% 줄어든 562명이었지만 여전히 전체 보행자 사망의 33.6%를 차지해 높은 비중을 보였다.
◆사망자 비율 OECD보다 50% 높아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는 고무적이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지난해 보행자 사망은 1675명으로 전년(1714명)보다 2.3% 줄었지만 전체 사망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했다. 이는 2015년 기준 OECD의 보행 사망자 비율(19.2%)의 두 배에 가깝다.
보통 사망사고 지표로 쓰는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 수는 OECD 평균(2015년 기준)은 1.1명이지만 한국은 1.9명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1만 명당 사망자 수가 1.6명으로 떨어졌지만 OECD 평균에 비해 여전히 높은 게 현실”이라며 “다양한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망사고 줄이기 대책의 일환으로 경찰은 도심 도로의 제한속도를 현행 시속 60㎞ 이하에서 50㎞ 이하로 낮추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횡단보도 옆에 사람이 서 있기만 해도 자동차가 일단 멈추도록 하는 등 보행자 위주 교통체계를 수립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면허시험에 교통안전 관련 항목을 늘려서 2022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를 현재의 절반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