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인천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항만·관광공사가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하고 대만과 일본, 홍콩 등지로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한 ‘크루즈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해양수산부도 크루즈 전용부두를 확장하거나 신설해 지자체들이 해양관광시대를 열어가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28일 부산항에 올 들어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유럽 승객 3600명을 태운 마제스틱 프린세스호(14만2000t)와 독일 승객 550명을 태운 아마데아호(2만8000t급) 등 크루즈 두 척이 동시 입항했다. 지난해 3월 중국 정부의 금한령(禁韓令)으로 크루즈가 기항을 취소하고 발을 끊은 지 1년여 만이다.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중국 관광객은 10여 명에 불과하지만 중국발 관광이 재개된 만큼 크루즈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항에 기항한 선박이 2016년 209척에서 지난해 108척으로 줄었지만 올해 다시 124척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당분간 중국 외 지역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고객을 다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천시는 ‘크루즈 모항 도시’로 가는 발걸음을 시작했다. 오는 5월4일 인천에서 출발 예정인 크루즈 코스타 세레나호의 예약률이 지난달 말 기준 90%를 넘겼다.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이달 안에 코스타 세레나호(정원 3780명)의 모집여객 3000여 명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와 지역 항만·관광공사는 크루즈 관광객을 모시기 위해 공동 마케팅에 나섰다. 부산시와 인천시는 오는 8일까지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2018 시트레이드 크루즈 글로벌’에 해수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공동으로 참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크루즈 전문 박람회에서 한국 기항지의 매력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부산관광공사는 27일 부산에 입항하는 마제스틱 프린세스호 선상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설명회를 연다. 대만과 홍콩 관광객을 위한 상품 개발을 코스타크루즈 대만지사와 공동 추진한다. 부산시는 다음달 아시아 최초의 컬러 테마 크루즈 행사인 ‘CPP 크루즈 2018 부산’을 지원한다. 부산시와 인천시는 의료관광과 연계한 한류 테마 크루즈도 운항할 계획이다.

모항 유치 확대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부산관광공사는 크루즈 선사와 여행사에 모항·준모항 크루즈 유치 지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일본 러시아 등에서 현지 마케팅도 추진한다. 인천시는 올해 2억7000만원을 들여 크루즈 모항 유치와 기항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국내외 크루즈 사업자에게 기항할 때마다 1000만~2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크루즈 전용부두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해수부는 440억원을 들여 부산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 부두를 오는 8월 말 완공한다. 기존 길이 360m 부두를 440m로 확장해 22만t급 크루즈가 입항할 수 있게 된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9공구의 해안에도 내년 4월 22만5000t급 크루즈가 접안할 수 있는 길이 430m의 전용부두가 들어선다.

부산=김태현/인천=강준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