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 근무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지난 28일 시작됐지만 한국노총이 불참하는 등 출발이 순탄하지 않았다. 인천공항 노·사·전문가협의회는 지난해 12월26일 공사 직고용 3000명 자회사 채용 7000명 등 1만여 명의 정규직 전환 방안에 합의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근로자 대표단 7명(민주노총 5명·보안검색근로자협의회 2명), 공사 대표단 10명, 외부 전문가 2명 등 총 19명이 참석한 제2기 노·사·전문가협의회 1차회의를 실시했다고 1일 밝혔다. 한국노총 소속 공사의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는 불참했다.

공사 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제1기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정일영 사장이 공사 노동조합과 한국노총 비정규직 노조와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정규직화 방안을 발표했기 때문에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2기 노·사·전협의회 참석 전에 한국노총 차원에서 사장에게 책임을 묻고,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가 협의 후 참석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공사 노조는 지난달 17일 신임 장기호 노조위원장 중심으로 새롭게 결성됐다. 장 위원장은 당시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퇴임 후 자리 걱정을 하는 경영진들은 사장의 잘못된 말장난에 바른 소리도 못하고, 회사를 8개월만에 풍비박살을 냈다”고 주장했다.

정규직 전환 방안 합의문에 반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국노총 소속 비정규직 노조도 이번 회의에 불참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전문가 협의 일정을 공문이 아니라 문자로 전달하는 등 공사의 밀어붙이기 전략에 동의할 수 없다”며 “기존 용역회사보다 못한 자회사 채용이 되지 않도록 현안문제를 정리하면서 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기 노·사·전문가협의회는 공사와 공사 정규직 노조, 민주노총, 한국노총, 보안검색근로자협의회로 구성됐다.

공사 관계자는 “제2기 노·사·전협의회 본회의는 월 1회, 실무협의회는 주 1회 개최한다”며 “인사, 복지, 보수, 채용절차 등 정규직 전환 방식에 대해 종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올해 안에 정규직 전환에 따른 제도정비와 관련 법 개정을 마무리하고 자회사 채용을 시작할 계획이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