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물산도 글로벌 대기업 경영진 출신의 사외이사를 내정했다.

삼성물산은 28일 경기 성남의 판교 본사에서 연 이사회에서 필립 코쉐 전 제너럴일렉트릭(GE) 최고생산성책임자(CPO·사진)를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삼성물산이 외국인 출신 기업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첫 사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전문경영인과 여성 사외이사 등을 영입해 이사회 구성원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쉐 전 CPO는 GE메디칼시스템의 미국 본사 부사장, 프랑스 알스톰의 발전부문 사장 등을 역임한 프랑스인이다. 2015년 GE가 알스톰의 발전사업을 인수한 뒤 GE의 CPO를 맡았다. 이 자리는 사업 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임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삼성물산은 코쉐 전 CPO의 이런 경험이 건설, 바이오 등 회사 주력 사업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기업 문화와 지배구조 등에 대해서도 조언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쉐 전 CPO를 영입하는 데는 GE 출신의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벤처 신화’를 이룬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을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외국인 출신 사외이사가 삼성 계열사로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지난달 임원 인사에서 새로 임명된 고정석 상사부문장(사장)과 정금용 리조트부문장(부사장)이 신임 등기이사로 추천됐다. 최 사장은 등기이사직을 유지하면서 이사회 의장직을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