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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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가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현금 배당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사상 첫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지표가 최악인 상황에서도 계열사와 오너일가에 200억이 넘는 현금을 내주기로 한 것이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내달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290원의 현금배당에 대한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총 배당금 규모는 216억7500만원 수준이다.

이는 전년 배당금 186억8500만원보다 16%, 30억원을 늘린 것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3분기 26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누적 순이익 규모도 2016년 대비 절반 수준까지 감소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4분기 실적이 호전된다 하더라도 11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2016년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롯데카드가 지난 4분기에 전년 동기(24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가정해도 연간 순이익 규모는 6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이에 매각설에 시달리고 실적 부진까지 겪은 롯데카드가 계열사와 오너 일가에 수 백억원대의 배당을 유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기 전까지는 한 번도 현금배당에 나선 적이 없다.

롯데카드 측은 배당 정책에 대해 "3분기 손실은 일회성 비용 영향"이라며 "배당성향을 높게 가져가는 것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카드의 최대주주는 지분 93.78%를 보유한 롯데쇼핑이다. 이어 롯데캐피탈이 4.59%, 부산롯데호텔이 1.02%를 보유하고 있다. 남은 0.61%는 신동빈 회장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3남매가 나눠 갖고 있다. 롯데쇼핑의 최대주주도 신동빈 회장(13.46%)다.

결국 배당금 대부분이 계열사와 오너 일가에게로 흘러들어가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적 부진에도 배당성향을 늘리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배당을 늘릴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