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향해 “지구상에서 가장 폭군적이고 억압적인 정권의 중심 기둥”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미 보수주의연맹(ACU) 연차총회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한 기조연설에서 김여정을 ‘북한 독재자의 여동생’이라고 지칭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10일 북측 요청으로 청와대에서 극비로 김여정 등 북한 대표단과 회동할 예정이었으나 막판 북측의 취소로 무산됐다. 일부 미 언론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펜스 부통령이 김여정 일행을 피하며 북·미 대화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펜스 부통령은 미 언론들을 향해 “모든 미국인은 이 사람(김여정)이 누구이고,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김정은의 누이는 2500만 주민을 잔인하게 다루고, 굴복시키고, 굶주리게 하고, 투옥한 사악한 가족 패거리”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정부는 북한의 끔찍한 인권 유린과 반인륜적인 범죄를 교사한 그의 역할에 대해 제재했다”고 덧붙였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가 2주 전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해 미국팀을 응원할 때 많은 주류언론은 ‘또 다른 고위관리’에게 지나치게 집착했다”면서 “내가 북한 사람들과 함께 서서 응원했어야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하고자 하는 말은 미국은 살인적인 독재정권에 찬성하지 않으며 맞서고 있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하는 것을 멈출 때까지, 혹은 핵·탄도미사일을 완전히 폐기할 때까지 강하게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