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화성 반도체 공장에 차세대 첨단 미세공정인 EUV(Extreme Ultra Violet, 극자외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설치한다.

삼성전자는 23일 경기도 화성캠퍼스에서 '삼성전자 화성 EUV 라인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라인 건설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화성 EUV 라인은 2019년 하반기에 완공돼 시험생산 기간을 거친 뒤 2020년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신규 라인에는 미세공정의 한계 극복에 필수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EUV 노광장비가 처음으로 본격 도입된다.

삼성전자는 EUV 라인이 앞으로 반도체 미세공정의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핵심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공정 미세화를 통해 집적도를 높이고 세밀한 회로를 구현하며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향상해왔다.

그러나 최근 한 자릿수 나노 단위까지 미세화가 진행되면서 미세화의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UV 노광장비는 기존 ArF(불화아르곤) 광원을 대체하면서 이런 미세화를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장비다.

ArF 광원보다 파장이 짧은 EUV 광원으로 더 세밀한 회로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광장비는 반도체의 재료인 웨이퍼에 빛을 쫴 반도체 회로를 형성시키는 설비다.

EUV는 현재 네덜란드의 반도체장비 회사인 ASML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데 대당 단가가 1천500∼2천억원 안팎의 고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EUV 기술이 본격 상용화되면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효율을 향상하는 것은 물론 회로 형성을 위한 공정수가 줄어 생산성도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텔이나 TSMC 등 대형 반도체업체를 중심으로 앞다퉈 이 장비를 도입하고 공정기술 개발 등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아직 EUV 공정을 적용해 반도체를 양산하는 곳은 없다.

삼성전자는 화성 EUV 라인을 통해 앞으로 모바일·서버·네트워크·HPC(슈퍼컴퓨터) 등 고성능과 저전력이 요구되는 첨단 반도체 시장 수요에 적기에 대응하고, 7나노 이하 파운드리 미세공정 시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화성 EUV 라인의 초기 투자 규모는 건설 비용을 포함해 2020년까지 60억 달러(약 6조5천억원) 수준으로, 삼성전자는 라인 가동 이후 시황에 따라 추가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00년 삼성전자의 화성캠퍼스 개발로 시작된 삼성전자와 화성시의 동반성장은 이번 EUV 신규 라인 건설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며 "화성시는 첨단 반도체 산업 메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공식에는 권칠승 국회의원(화성시병), 황성태 화성시 부시장, 삼성전자 DS부문장 김기남 사장, 파운드리 사업부장 정은승 사장, 지역주민 등 약 300명이 참석했다.

김기남 사장은 기념사에서 "화성 EUV 신규라인 구축으로 화성캠퍼스는 기흥·화성·평택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중심이 될 것"이며 "삼성전자는 산학연 및 관련 업계와의 다양한 상생협력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7나노 공정부터 EUV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으며, 퀄컴 등 글로벌 고객과도 7나노 EUV 공정을 활용한 차세대 반도체 칩 개발에서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화성에 차세대 미세공정 EUV 생산라인 건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