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듬어민주당·망나니짓… 낯 뜨거운 '정치인들의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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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미투운동법' 발의한 바른미래
與 부산시당 성추행 비판하며
"여당이 더듬거린다" 논평
유승호 정치부 기자
'미투운동법' 발의한 바른미래
與 부산시당 성추행 비판하며
"여당이 더듬거린다" 논평
유승호 정치부 기자
바른미래당이 지난 21일 다소 야한 논평을 냈다. 제목은 ‘더듬어민주당’. 보나마나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더듬어’라는 말이 풍기는 어감으로 미뤄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me too·성폭력 폭로) 운동과 관련이 있으리라 짐작할 수 있었다.
논평을 낸 권성주 대변인은 “정부·여당발(發) 성폭력 퍼레이드가 끝이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 방미 시 파견 공무원의 성추행과 은폐, 민주당 부산시당의 성추행과 은폐, 심기준 의원 비서관의 성추행과 꼬리 자르기”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성폭력에 대해 책임보다 방임을, 사죄보다 사면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성폭력 문제에선 이상하리만치 더듬거린다”고 비판했다. 그러니까 ‘더듬어민주당’의 ‘더듬어’는 누군가의 몸을 더듬었다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성폭력 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민주당에서 최근 성폭력 사건과 은폐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바른미래당이 미투 운동을 지지하면서 성폭력 근절에 나서겠다는 의지 또한 평가할 만하다. 바른미래당은 22일 미투 운동 지지 성명서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미투운동법’을 발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당을 비판하면서 사용한 ‘더듬어민주당’이라는 표현이 바른미래당의 격을 떨어뜨린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정치권에선 듣기조차 민망한 막말이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진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경제정책을 비판하면서 “천둥벌거숭이 같은 망나니짓을 그만하고 위태로운 나라 경제와 안보를 잘 챙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천둥벌거숭이는 ‘철없이 두려운 줄 모르고 함부로 덤벙거리거나 날뛰는 사람’을 뜻한다.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은 야당의 책무지만 천둥벌거숭이란 말은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쓰기에 적절한 표현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여상규 한국당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을 지칭하면서 “대법원장이란 작자”라고 했다.
국회를 출입하는 기자는 때로는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으면서까지 정치인의 말을 기록한다. 일부 기자는 이렇게 호소한다. 정치인의 말을 옮겨 적다 보면 암에 걸릴 것 같다고. 국민은 언제까지 발암 막말을 듣고 있어야 하나.
usho@hankyung.com
논평을 낸 권성주 대변인은 “정부·여당발(發) 성폭력 퍼레이드가 끝이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 방미 시 파견 공무원의 성추행과 은폐, 민주당 부산시당의 성추행과 은폐, 심기준 의원 비서관의 성추행과 꼬리 자르기”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성폭력에 대해 책임보다 방임을, 사죄보다 사면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성폭력 문제에선 이상하리만치 더듬거린다”고 비판했다. 그러니까 ‘더듬어민주당’의 ‘더듬어’는 누군가의 몸을 더듬었다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성폭력 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민주당에서 최근 성폭력 사건과 은폐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바른미래당이 미투 운동을 지지하면서 성폭력 근절에 나서겠다는 의지 또한 평가할 만하다. 바른미래당은 22일 미투 운동 지지 성명서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미투운동법’을 발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당을 비판하면서 사용한 ‘더듬어민주당’이라는 표현이 바른미래당의 격을 떨어뜨린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정치권에선 듣기조차 민망한 막말이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진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경제정책을 비판하면서 “천둥벌거숭이 같은 망나니짓을 그만하고 위태로운 나라 경제와 안보를 잘 챙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천둥벌거숭이는 ‘철없이 두려운 줄 모르고 함부로 덤벙거리거나 날뛰는 사람’을 뜻한다.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은 야당의 책무지만 천둥벌거숭이란 말은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쓰기에 적절한 표현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여상규 한국당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을 지칭하면서 “대법원장이란 작자”라고 했다.
국회를 출입하는 기자는 때로는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으면서까지 정치인의 말을 기록한다. 일부 기자는 이렇게 호소한다. 정치인의 말을 옮겨 적다 보면 암에 걸릴 것 같다고. 국민은 언제까지 발암 막말을 듣고 있어야 하나.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