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산업 노동생산성, 노사정위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국GM에 대한 정부 지원 가능성과 관련, "GM이 그동안 불투명했던 경영에 대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지난 19일 세종시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한데 장기적 경영 개선에 대한 GM의 커미트먼트(투자 의지) 그런 것들을 가져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 측과 GM 간 협상에 대해 "아직 실무진 단계에서 하고 있는데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는 전체적인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맞춰서 봐야 한다"며 "상계 관세 문제도 있어서 그런 측면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한국GM을 지원할 경우 WTO 등 국제무역규범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만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역지사지해서 GM 입장에서 생각해보자고 했다"며 "GM은 이윤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영리집단이니까 조금이라도 마이너스가 된다고 하면 당연히 한국 시장을 버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입장에서도 무조건 떠난다고 하는 기업을 상대로 이게 어떻게 양질의 일자리와 장기 고용 측면, 그리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안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정부 지원을 전제로 경영 계획을 요청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GM이 들고올 패키지를 일단 봐야 한다"며 "GM이 어떤 카드를 갖고 올지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GM이 멕시코에 대해서도 선뜻 결정을 못 하고 있다"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이 끝나야 자기들도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의 뛰어난 설계·디자인 기술과 공급망을 (GM이) 포기할 수 없는 문제도 있고 창원이나 부평에 경차가 있는데 경차가 미국에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GM은 신차를 배정할 국가를 다음 달 결정할 계획이며 후보지로 한국과 멕시코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멕시코, 캐나다와의 NAFTA 재협상에서 미국 내 자동차 생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 하고 있으며 협상 결과에 따라 GM 등 이미 멕시코에서 생산 중인 자동차 업계의 생산 조건이 나빠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더불어민주당 '한국GM 대책' 태스크포스(TF)와 면담이 예정된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국회의 입장(스탠스)과 정부 입장은 전략적으로 달라야 한다"면서 아직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외국인투자기업 사장에게 기업 하는 데 애로 사항이 뭔지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했고 앵글 사장도 장기 계획을 갖고 오면 당연히 만나서 미래로 가는 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며 "그런 만남은 항상 국익을 우선하는 측면에서 만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유로 거론되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노동생산성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GM의 생산성을 높일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GM 입장에서는 멕시코보다 높은 우리나라의 임금과 노동생산성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 것들은 나중에 한번 자동차에 대한 전체적인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노사정위원회가 가동되면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한쪽에서만 나올 수는 없다"면서 "노사정위가 주축이 돼서 이런 문제를 충분히 숙의하고 토론하는 장이 열리기를 바라며 산업부도 그렇게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컨트롤타워가 어디냐는 질문에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의 리더는 경제부총리이지만 산업부가 해야 할 얘기를 충분히 하고 경제부총리도 우리 말을 경청하고 존중한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