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 계주 '환상 팀워크'… 적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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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역시! 세계 최강… 3000m 계주 '금빛 질주'
다섯 바퀴 남기고 추월 시작
김아랑 교체 순간 넘어져 '아찔'
비디오 판독 늦어져 '조마조마'
중국·캐나다 동반 실격 판정
5위 네덜란드 '행운의 동메달'
남자 500m·여자 1000m 모두 본선행
역시! 세계 최강… 3000m 계주 '금빛 질주'
다섯 바퀴 남기고 추월 시작
김아랑 교체 순간 넘어져 '아찔'
비디오 판독 늦어져 '조마조마'
중국·캐나다 동반 실격 판정
5위 네덜란드 '행운의 동메달'
남자 500m·여자 1000m 모두 본선행
넘어지고도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건 ‘우연한 기적’이 아니었다. ‘넘사벽’ 한국팀은 완전히 다른 클래스였다.
심석희(21·한국체육대), 최민정(20·성남시청), 김예진(19·평촌고), 이유빈(17·서현고), 김아랑(23·고양시청)이 이어 달린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7초36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이은 여자 3000m 계주 2연패다. 최민정은 금메달 확정 후 “같이 딴 금메달이라 기쁨이 다섯 배”라며 감격해 했다.
2회 연속 금메달 ‘위엄’ 입증
이변은 없었다. 장거리 쇼트트랙을 지배한 ‘철옹성’의 위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실력과 전략에서 차원이 달랐다. 심석희-최민정-김아랑-김예진 순으로 달린 한국팀은 초반 4위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3~4위권을 오가며 기회를 노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금메달은 중국, 캐나다의 싸움처럼 보였다.
하지만 한국팀의 ‘전약후강’ 전략에 따른 착시현상에 불과했다. 5바퀴를 남겨둔 상황에서 아웃코스를 크게 돌아 들어오는 한국팀의 우회전략이 가동됐다. 아찔한 상황이 4바퀴째에 벌어졌다. 김아랑이 심석희에게 바통 터치를 하는 순간 넘어졌고, 여기에 캐나다와 이탈리아 선수가 줄줄이 걸려 넘어지며 트랙을 벗어났다.
위기가 지나간 뒤 한국과 중국의 맞대결이 연출됐다. 하지만 한·중전은 한국팀의 ‘투톱’ 심석희와 최민정의 기막힌 합작으로 싱겁게 끝이 났다. 앞서가던 중국 주자를 한 바퀴 만에 따라잡은 심석희가 마지막 2바퀴째에 최민정을 힘껏 밀어줬다. ‘변속괴물’ 최민정의 막판 스퍼트가 폭발했다. 최민정은 중국 주자를 순식간에 추월한 뒤 선두를 내주지 않은 채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밴쿠버 악몽 재연되나” 아슬했던 막판
한국팀은 그러나 환호하지 못했다. 비디오 판독에 들어간 심판진의 결정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판정 결과는 한국의 금메달. 석연찮은 실격패로 금메달을 날린 2010년 밴쿠버올림픽의 악몽이 재연되는 건 아닐까. 가슴을 졸이며 기다리던 한국팀은 그제야 환호성을 터뜨렸다. 환호성은 안도와 감격의 오열로 변했다.
여자 1500m에서 금을 확보한 최민정은 이날 한국 선수 가운데 처음 2관왕에 올랐다. 심석희와 김아랑은 4년 전 소치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석희는 올림픽 개막 직전 벌어진 폭행사건 파문과, 500m와 1500m에서의 잇따른 예선 탈락 아픔을 딛고 금메달을 따내 의미를 더했다.
선두 다툼을 벌였던 캐나다와 중국은 비디오 판독 결과 동반 실격 판정을 받았다. 심판진은 “캐나다는 중국을 레이스 도중 건드렸고, 중국은 트랙 안쪽에서 한국 선수 레이스 준비동작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결국 메달권 밖이었던 이탈리아에 은메달이 돌아갔고, 5~8위 순위결정전에서 5위에 오른 네덜란드가 행운의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6번째 금메달… “역시 효자”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3000m 계주는 한 팀으로 출전한 다섯 명의 선수가 고른 기량을 갖춰야만 금메달이 가능한 종목이다. 세계 최강 ‘챔피언급’ 선수층이 두터운 한국은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로 다시 한번 쇼트트랙 강국의 위상을 증명했다. 한국은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 처음 참가하기 시작한 이후 2018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총 7번의 대회에 출전해 6번을 금메달로 장식했다. 1994년 릴레함메르부터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까지는 4연패를 달성했다.
3000m 계주에 앞서 열린 여자 쇼트트랙 1000m 예선에서도 심석희, 최민정, 김아랑이 준준결승에 나란히 진출했다. 남자 500m에서도 서이라와 임효준, 황대헌이 모두 준준결승에 안착했다. 최민정의 3관왕을 비롯한 무더기 금메달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심석희(21·한국체육대), 최민정(20·성남시청), 김예진(19·평촌고), 이유빈(17·서현고), 김아랑(23·고양시청)이 이어 달린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7초36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이은 여자 3000m 계주 2연패다. 최민정은 금메달 확정 후 “같이 딴 금메달이라 기쁨이 다섯 배”라며 감격해 했다.
2회 연속 금메달 ‘위엄’ 입증
이변은 없었다. 장거리 쇼트트랙을 지배한 ‘철옹성’의 위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실력과 전략에서 차원이 달랐다. 심석희-최민정-김아랑-김예진 순으로 달린 한국팀은 초반 4위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3~4위권을 오가며 기회를 노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금메달은 중국, 캐나다의 싸움처럼 보였다.
하지만 한국팀의 ‘전약후강’ 전략에 따른 착시현상에 불과했다. 5바퀴를 남겨둔 상황에서 아웃코스를 크게 돌아 들어오는 한국팀의 우회전략이 가동됐다. 아찔한 상황이 4바퀴째에 벌어졌다. 김아랑이 심석희에게 바통 터치를 하는 순간 넘어졌고, 여기에 캐나다와 이탈리아 선수가 줄줄이 걸려 넘어지며 트랙을 벗어났다.
위기가 지나간 뒤 한국과 중국의 맞대결이 연출됐다. 하지만 한·중전은 한국팀의 ‘투톱’ 심석희와 최민정의 기막힌 합작으로 싱겁게 끝이 났다. 앞서가던 중국 주자를 한 바퀴 만에 따라잡은 심석희가 마지막 2바퀴째에 최민정을 힘껏 밀어줬다. ‘변속괴물’ 최민정의 막판 스퍼트가 폭발했다. 최민정은 중국 주자를 순식간에 추월한 뒤 선두를 내주지 않은 채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밴쿠버 악몽 재연되나” 아슬했던 막판
한국팀은 그러나 환호하지 못했다. 비디오 판독에 들어간 심판진의 결정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판정 결과는 한국의 금메달. 석연찮은 실격패로 금메달을 날린 2010년 밴쿠버올림픽의 악몽이 재연되는 건 아닐까. 가슴을 졸이며 기다리던 한국팀은 그제야 환호성을 터뜨렸다. 환호성은 안도와 감격의 오열로 변했다.
여자 1500m에서 금을 확보한 최민정은 이날 한국 선수 가운데 처음 2관왕에 올랐다. 심석희와 김아랑은 4년 전 소치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석희는 올림픽 개막 직전 벌어진 폭행사건 파문과, 500m와 1500m에서의 잇따른 예선 탈락 아픔을 딛고 금메달을 따내 의미를 더했다.
선두 다툼을 벌였던 캐나다와 중국은 비디오 판독 결과 동반 실격 판정을 받았다. 심판진은 “캐나다는 중국을 레이스 도중 건드렸고, 중국은 트랙 안쪽에서 한국 선수 레이스 준비동작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결국 메달권 밖이었던 이탈리아에 은메달이 돌아갔고, 5~8위 순위결정전에서 5위에 오른 네덜란드가 행운의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6번째 금메달… “역시 효자”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3000m 계주는 한 팀으로 출전한 다섯 명의 선수가 고른 기량을 갖춰야만 금메달이 가능한 종목이다. 세계 최강 ‘챔피언급’ 선수층이 두터운 한국은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로 다시 한번 쇼트트랙 강국의 위상을 증명했다. 한국은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 처음 참가하기 시작한 이후 2018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총 7번의 대회에 출전해 6번을 금메달로 장식했다. 1994년 릴레함메르부터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까지는 4연패를 달성했다.
3000m 계주에 앞서 열린 여자 쇼트트랙 1000m 예선에서도 심석희, 최민정, 김아랑이 준준결승에 나란히 진출했다. 남자 500m에서도 서이라와 임효준, 황대헌이 모두 준준결승에 안착했다. 최민정의 3관왕을 비롯한 무더기 금메달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