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통화) 거래소에 거래되던 가상화폐가 돌연 상장 폐지되는 일이 이어져 투자자들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가상화폐 메탈과 디직스다오의 거래 지원이 지난달 12일 중지됐다.
단, 메탈은 원화와 거래는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업비트에서는 원화뿐 아니라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로 다른 가상화폐를 사는 가상화폐 간 거래도 지원하고 있다.
거래소에서 거래가 중단되는 것을 업계에서는 '상장폐지된다'고 말한다.
단, 상장폐지는 해당 거래소만의 문제로, 투자자들은 보유한 가상화폐를 다른 거래소로 옮겨 거래할 수 있다.
하지만 메탈과 디직스다오가 거래되는 국내 거래소는 업비트 말고는 없어 거래가 완전히 끊긴 디직스다오의 경우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옮겨가 거래해야 한다.
상장폐지는 해당 가상화폐에 악재로 작용한다.
전 세계 거래량에서 거래 지원을 중단한 거래소의 비중이 큰 경우 특히 그렇다.
메탈이 대표적인 사례다.
업비트의 거래 지원 중단 공고가 나간 지난달 6일 업비트에서 메탈의 가격은 최고 1만5천140원에서 실제 중단이 된 12일에 최저 7천원으로 6일 만에 반 토막이 났다.
메탈은 이후에도 꾸준히 떨어져 최근 4천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메탈의 전 세계 거래에서 업비트의 비중은 20%대로 바이낸스 다음으로 2번째로 높다.
업비트에서는 이후 미스테리움(1월 26일), 펀페어, 라이즈(이상 2월 9일)가 연이어 거래 지원이 중단됐다.
올해 들어 상장 폐지된 가상화폐가 모두 5종이다.
이들 가상화폐는 업비트가 제휴한 거래소인 비트렉스에서 상장 폐지됨에 따라 업비트에서도 거래 지원이 중단된 사례다.
상장된 가상화폐가 10∼20개인 주요 국내 거래소와 달리 업비트에서 거래할 수 있는 가상화폐가 120개에 달한 것은, 업비트가 비트렉스와 연계해 거래 서비스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비트렉스에서 현재 거래되는 가상화폐 종류는 26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전 세계 일일 거래량이 1억원도 안 되는 이른바 '잡코인'도 적지 않다.
기술력이나 장래성이 검증된 가상화폐만 유통하는 일이 거래소의 임무라고 업계에서는 말하고 있다.
거래소 단체인 한국블록체인협회가 지난해 12월 자율규제안을 발표하면서 상장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회원사들이 이를 준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점도 이런 이유에서다.
협회 관계자는 "많은 가상화폐가 무분별하게 거래되면서 투기 열풍이 강화된 측면이 있다"며 "다음달 회원사를 대상으로 협회 차원의 보안성 심사를 진행할 때 가상화폐 상장 부분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업비트 측은 "거래 지원이 종료됐다고 해당 가상화폐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다수의 가상화폐를 지원하는 만큼 거래 지원 종료와 상장 조건을 엄중하고 까다롭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