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 조정 여파로 한국 증시가 출렁거리면서 변동성 리스크(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증시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7.76% 하락하다 8일 반등에 성공했으나 9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8일 하루 만에 4% 넘게 오르며 사이드카(지수 급변동 때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조치)가 발동됐지만 그 전 7거래일 동안 10.47% 떨어졌다. 미국 금리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증시에 불안심리가 가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리는 다음달 20~21일까지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장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려면 변동성이 작은 주식인 저베타주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베타는 개별 주식이나 업종 수익률이 시장 움직임에 얼마나 탄력적으로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1보다 낮으면 시장 기준 지수보다 변동폭이 작은 저베타, 높으면 고베타로 불린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요 저베타 업종은 자동차, 필수 소비재 및 유틸리티 등이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노출도가 높은 코스닥, 중소형주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부담이 큰 제약·바이오주는 당분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분석했다.

이미 조정을 받아 주가가 하락한 낙폭과대주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가격이 많이 떨어진 뒤 최근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건설, 조선과 금융 등이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이전에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경기방어주와 배당주를 샀는데, 지금은 금리가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배당주 수익률을 넘어선 상태”라며 “연초 상승했다가 최근 조정을 많이 받은 주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