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북한이 과거 열병식보다 행사 시간을 줄이는 등 '로우키'로 관리해 유화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봤다.
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하루 앞두고 열병식을 거행해 최첨단 ICBM을 선보였다"면서 "북한은 이번 열병식을 통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줬으며 이로 인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처리가 불투명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이 신문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육성 연설을 통해 적들의 어떠한 침략 행위도 파괴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ICBM급 '화성-15형'을 포함한 첨단 미사일을 선전한 데 주목했다.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글로벌타임스에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선보인 미사일들은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의 최신 성과물"이라면서 "작년 열병식과 비교해보면 이번에 선보인 무기들이 훨씬 진보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핵 능력이 명확하며 흔들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길 원한다"면서 "이 때문에 북한에 핵·미사일 프로그램 포기를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북한의 열병식 다음 날 방한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뤼 연구원은 "북한은 평창 올림픽을 매우 진지하게 대하고 있어 한국에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유일하게 전할 수 있는 여동생을 보냈다"면서 "이는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평화를 구걸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 간에 동의가 없으면 남북 간 화해는 의미가 없다"면서 "현재 북미는 서로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타협을 거부하고 있어 평창 올림픽이 가져온 평화는 일시적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는 북한 열병식이 '로우키'로 진행됐다고 분석하면서, 열병식 시간을 이전의 반으로 줄이면서도 강력한 무기들을 선보였으며 종합적으로 볼 때 강경하면서도 유화적인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자오퉁(趙通) 칭화대-카네기 세계정책센터 연구원은 "북한의 핵 위협 속에서 북미 간 강경한 발언이 가득하지만 최근 대화라는 외교적 계기가 생성되고 있다"면서 북미 간 대화 가능성을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