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OTT)업계 선두주자인 넷플릭스의 홈페이지에 처음 들어가면 많은 사람이 당황해한다. 회원가입 없이는 넷플릭스 작품의 구체적인 정보 등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190여 개국 1억 명이 넘는다. 가입 유지율은 90%에 이른다.

회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부여한 덕분이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작품마다 DVD 등을 소유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돈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일정 비용으로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활동 데이터를 축적, 분석해 회원 개인에게 영화와 드라마도 추천한다. 다른 회원들이 영화나 드라마를 평가한 댓글도 회원만 볼 수 있다.

《멤버십 이코노미》는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한 ‘멤버십’ 마케팅이 기업 경영과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 활용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컨설팅사 페닌슐라 스트래티지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로비 켈먼 백스터다.

멤버십 이코노미의 핵심은 고객이다. 예전처럼 제품이나 거래가 아니라 고객을 중심에 두는 사업모델이다.

고객과의 소통이 특히 중요하다. 저자는 “사람은 궁극적으로 자아실현을 하고자 하는데, 이는 사람 간 관계 속에서 가능하다”며 “멤버십 이코노미는 이 기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최고의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성공한 것도 이와 관련 있다. 에어비앤비는 멤버에게 저렴한 숙박 이상의 무언가를 제공한다. 커뮤니티와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여행자는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받고, 집주인은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경험을 한다. 저자는 이렇게 썼다. “에어비앤비에 참여하는 것은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의미한다. 관계에 대한 인간 본연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다는 메시지는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유 자체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는 것도 멤버십 이코노미가 각광받고 있는 이유다. 사람들은 소유에 따른 부담, 즉 보관 장소 마련과 관리비 부담에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를 줄일 방법을 찾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가 트렌드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소유에 대한 집착보다 의미 있는 소통과 커뮤니티 활동을 더 원하고 있다. “멤버십 이코노미는 이 두 가지 현상을 위한 좋은 해결책이다. 소유에 따른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커뮤니티에 속해 활동할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