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 따른 美직장내 여성회피 우려…'펜스의 법칙' 비판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6일(현지시간) '아내 외 다른 여자와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과거 발언을 비판했다.

성폭력·성추행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캠페인으로 펜스 부통령처럼 직장에서 다른 여성과 함께 활동하는 것을 꺼리는 남성이 늘고 있다는 언급을 하면서다.

샌드버그 COO는 펜스 부통령의 행동 방식을 '펜스의 법칙'으로 부르면서, 그렇다면 이를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적용해야 공평하다는 논리를 폈다.

펜스 부통령은 2002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내 외의 여자와는 절대로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

아내를 동반하지 않고는 술자리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배우자에게 충실해지려는 노력이라는 옹호론이 있었던 반면 "여성의 경력과 인맥 확장을 가로막는 성차별 관념"이라는 비판론도 거셌다.

페이스북의 이인자 격인 샌드버그 COO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투' 캠페인의 후폭풍으로 힘 있는 남성 몇 명은 여성을 희롱했다가 직위를 잃었고, 어떤 남성은 이른바 '펜스의 법칙'에 따른 대응을 선택했다"고 운을 뗐다.

샌드버그 COO는 그러나 "회의, 커피 마시기 등 여성 동료와의 일대일 대면을 피하는 게 직장 내 성희롱 방지법이라고 남성들이 생각한다면 이것은 여성들에게 엄청난 장벽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여성 동료와 단둘이 저녁 식사를 하고 싶지 않은가? 좋다.

그렇지만 공평히 하라. 누구와도 절대로 단둘이 저녁을 먹지 마라. 아침·점심도 마찬가지다.

아니면 단체회식만 하던가"라면서 "남성과 여성을 공평하게 대하라"고 요구했다.

샌드버그 COO는 '미투' 캠페인 후 미국 직장의 남성 간부 절반 정도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여성 직원과의 활동을 불편하게 느끼고 있다는 통계를 인용하면서 "여성이 직장에서 누릴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성희롱 사건을 양산하는 직장 내 '힘의 불균형'을 바꿀 수 없다면, 여성이 직장에서 남성 상사로부터 멘토링을 받는 것을 차선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는 시각을 보였다.

그는 "이 이슈에서 올바른 입장을 취하고 싶은 남성은 여성을 피할 게 아니라 여성에게 조언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