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애슬론 최강자 로웰 베일리(37)도 그런 경험을 했다.
지난해 핀란드에서 열린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베일리에게 현지 리포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에게 땅을 선물한 적이 있나"라고 물었다.
베일리의 아내 에리카는 "가장 기억에 남고, 서러운 질문"이라고 했다.
베일리는 "내 친구이기도 한 핀란드의 한 선수는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국가로부터 집을 지을 토지를 받았다"고 했다.
미국에서 바이애슬론은 '비인기 종목'이다.
비인기 종목 선수들이 금전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음속 울분을 털어낼 최상의 방법은 '올림픽 메달 획득'이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국 NPR은 6일(한국시간) 평창올림픽 출전을 앞둔 미국 바이애슬론 대표 베일리와 수전 던클리(31)를 소개했다.
NPR은 "미국이 동계올림픽에서 유일하게 메달을 따지 못한 종목이 바이애슬론이다"라고 운을 떼며 "베일리와 던클리가 메달 가뭄을 해소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베일리는 2월 열린 바이애슬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미국에 역대 세계선수권 첫 금메달을 땄고, 던클리는 미국 여자 선수 중 최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NPR은 "베일리와 던클리는 놀라운 성과에도 금전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했다.
베일리는 매달 미국 정부로부터 2천 달러(약 219만원)를 받는다.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내면 보너스도 받긴 하지만, 훈련 등을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베일리는 "나는 바이애슬론에 전념하고 있지만, 바이애슬론 선수로 살면 도저히 생계를 이어가기 힘들어 포기한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베일리와 던클리는 '적자'를 감수하며 평창올림픽을 준비했다.
후원을 기대했으나,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향한 기업과 개인의 시선은 따듯하지 않았다.
바이애슬론의 인기가 높은 유럽에서 풍요롭게 훈련하는 선수들이 부러울 수밖에 없다.
베일리는 4살, 던클리는 5살부터 스키를 탔다.
그리고 성인이 되면서 '바이애슬론 선수'를 직업으로 택했다.
흔히 '메달에 집착하는 건 동양적인 정서'라고 하지만, '생계'가 걸린 베일리와 던클리는 누구보다 올림픽 메달을 간절하게 원한다.
현실적으로도 둘에겐 '미국 선수 최초의 바이애슬론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수식어가 필요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