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형 선고나면 구치소 복귀…집행유예 선고되면 353일 만에 석방
이재용 항소심 선고공판 시작…석방·수감 잠시 뒤에 결론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이 시작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5일 오후 2시 서울고법 중법정에서 선고 공판을 열어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유·무죄 판단에 들어갔다.

지난해 8월 25일 1심 선고가 난 이후 164일 만이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은 사복 차림에 모두 굳은 표정으로 피고인석에 자리를 잡았다.

선고 공판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대략 1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항소심 재판은 검찰과 피고인들이 1심 판결에 불복한 쟁점 위주로 판단을 내린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선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이 부회장 측이 1심의 유무죄 부분을 서로 치열하게 다투고 있어 사실상 모든 쟁점에 대한 재판부 판단이 다시 나온다.

게다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특검팀이 3차례 공소장을 변경한 만큼 재판부는 그에 대한 판단도 내려야 한다.

특검팀은 1심이 단순 뇌물공여로 인정한 승마 지원금에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1심이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엔 단순 뇌물공여 혐의를 덧붙였다.

아울러 2014년 9월 12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청와대 안가에서 이른바 '0차 독대'를 했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재판부가 공소사실에 대한 유무죄 판단을 마치고 나면 피고인별 책임 범위를 설명하게 된다.

누가 어느 과정에 개입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밝히는 일이다.

이어 유죄 부분에 대한 양형 이유를 자세히 밝힐 것으로 보인다.

앞서 1심은 이 부회장이 "승계 작업의 성공으로 인한 이익을 가장 많이 향유할 지위에 있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피고인별 형량인 주문(主文) 낭독은 맨 마지막에 이뤄진다.

특검이 요청한 이 부회장의 형량은 징역 12년, 다른 피고인들은 각 징역 7년∼10년이다.

재판부가 만약 1심과 판단을 달리해 이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나 무죄를 선고하면 이 부회장은 법원 내 구치감에서 바로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이날 석방되면 지난해 2월 17일 특검팀에 구속된 지 353일 만에 풀려나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