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을 통해 한식이 전 세계인에게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워킹온더클라우드의 조은주(40) 셰프는 5일 연합뉴스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조 셰프는 "그동안 한식 홍보는 단발성으로 끝나 외국인들이 한식을 접해볼 기회가 많이 없었다"고 전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63빌딩 유러피안 레스토랑 워킹온더클라우드의 수석 셰프인 조 셰프는 군대와도 같은 주방에서 보기 드문 여성 요리사다.
서른 살에 당시 최연소로 조리기능장 자격증을 받았고 2016년에는 세계 3대 요리대회인 싱가포르 FHA 컬리너리 챌린지에 출전해 여성 최초로 금메달 2개를 수상했다.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달 13일 한화그룹 대표 평창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뛰었다.
그는 "한국에서 30년 만에 올림픽이 열리는 것 자체가 매우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다"며 "다른 훌륭하신 선배·후배도 많은데 대표 성화봉송 주자로 뽑혀서 떨리면서도 어깨가 무거웠다"고 말했다.
양식 분야의 경우 한식보다 여성 셰프의 활약이 드물다.
조 셰프도 윤숙자 요리연구가에게 전통조리를 배우는 등 한식을 할 생각으로 셰프의 길에 들어섰지만 여러 실습을 거치며 양식의 화려함에 매료돼 양식 요리사가 됐다.
그러나 그도 집에서는 아홉 살 난 딸을 위해 진하게 육수를 낸 요리 등 한식을 주로 한다.
조 셰프는 "한식에는 오랜 시간 만드는 정성이 깃들어있고 그만큼 맛도 깊고 풍성하다"며 "각각의 음식에는 다른 나라에 없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의 맛과 위생에 신경 쓰면서 이런 이야기를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조 셰프는 여성 셰프로서의 고충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선배들이 임신했을 때 불 옆에 있지 말라고 할 때도 있고 여성이라고 곱고 힘들지 않은 요리만 강요하는 분위기도 있었다"며 "여성 셰프의 경우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들도 많아 여성 셰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조 셰프는 이어 "어렸을 때부터 63빌딩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것은 '로망'이었다"며 "워킹온더클라우드는 양식 조리의 기준이라고 할 정도로 모든 요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조리하기 때문에 배울 점도 매우 많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는 다른 요리대회에 도전해보는 것과 자신의 독창적인 요리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조 셰프는 말했다.
조 셰프는 "언젠가는 독일 IKA 요리올림픽에 나가고 고객들이 '조은주 요리를 먹으러 간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나만의 독창적인 요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성 선수들에게 "저는 주방에서 고객에게 맛이라는 감동을 전달하겠다"며 "여성 선수들도 지난 시간 동안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