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대학과 스포츠 교류도 추진
건강증진 등 지역사회 공헌도
해외대학은 체육활동 강화
교과목 이수해야 졸업 가능
2일 서울대에 따르면 학내 체육 교육을 총괄하는 스포츠진흥원이 최근 출범했다. 초대 원장으로는 김선진 체육교육학과 교수가 선임됐으며 2016년 준공된 서울대 체육교육연구동에 입주했다.
스포츠진흥원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생활체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각종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여러 캠퍼스에 흩어져 있는 수영장 테니스장 등 각종 체육 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본부 차원의 스포츠 정책 마스터플랜 등을 수립할 계획이다. 해외 대학과의 스포츠 교류 활성화 방안과 시흥캠퍼스 내 대형 체육관 건립 사업 등도 추진한다. 이 밖에 지·덕·체를 겸비한 인재 를 양성하기 위해 건강 증진 및 지역사회 공헌 활동 등도 맡을 예정이다.
서울대에서 그동안 체육 교육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대학생에게 체육 수업이나 스포츠 동아리 활동은 뒷전이었다. 이로 인해 서울대생의 건강이 나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3년 서울대가 학생 5239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한 결과 96.2%의 학생이 비타민D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외활동 시간이 하루 30분도 채 되지 않는 학생이 45.1%에 달했다.
반면 해외 대학들은 체육 과목을 필수로 지정하는 등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컬럼비아대 코넬대, 일본 도쿄대, 중국 베이징대·칭화대 등 해외 명문대들은 체육을 필수 교양 교과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졸업을 하려면 3~5개의 체육 수업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교과 수업이 아니더라도 영미권 대학들은 다양한 비교과 체육 수업을 한다. 전창후 서울대 학생처장은 “해외 대학들은 체육을 그저 하나의 교과목이 아니라 언어, 전공학문에 맞먹는 교육의 한 축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스포츠진흥원 설립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4년 초 진흥원 설립을 추진했지만 총장 임기 만료, 예산 및 공간 부족으로 무산됐다. 하지만 지지부진했던 시흥캠퍼스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서 진흥원 설립의 필요성이 커졌다. 서울대는 시흥캠퍼스에 대규모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비롯해 바다와 인접한 캠퍼스 특성을 살려 각종 수상스포츠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원장은 “스포츠진흥원 출범은 학생 건강은 물론 도전의식, 협동심, 리더십 등을 함양하는 데 스포츠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며 “관악 시흥 등 여러 캠퍼스 환경에 맞는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해 한 단계 발전한 스포츠 교육 콘텐츠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현주/황정환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