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유가 상승에 힘입어 3년2개월 만에 해양플랜트 일감을 따냈다. 세계 최초 연안형 LNG(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를 수주하면서 기술력까지 입증했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은 캐나다 스틸헤드LNG와 5억달러 규모의 ASLNG(연안형 LNG생산설비) 설계·건조 계약을 맺었다고 28일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일감을 따낸 것은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ASLNG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새로운 형태의 LNG 수출 기지다. 해안에 정박한 상태에서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들여온 가스를 액화시켜 LNG를 생산할 수 있다. 먼 바다 위에서 LNG를 생산하는 LNG-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보다 초기 투자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바다 위에서 곧장 LNG선박에 실어나를 수 있어 육지에서 만든 LNG를 수출할 때보다 훨씬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장점도 있다.

길이 340m, 폭 60m, 자체 중량 7만4000t에 이르는 이 설비는 선체 부분에 최대 28만㎥의 LNG를 저장할 수 있다. 2024년부터 캐나다 밴쿠버 아일랜드 서부 연안 ‘키스파 프로젝트’에 투입돼 연간 600만t의 LNG를 생산할 계획이다. 스틸헤드LNG 관계자는 “캐나다 서부연안 LNG 개발에 필요한 핵심설비”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건조능력을 보유한 현대중공업을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맡게 된 선체부분의 계약 규모는 약 5억달러다. 추후 기본설계가 완료되면 계약 금액을 최종적으로 확정해 건조를 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유수의 설계업체를 제치고 국내 기업이 설계와 건조계약을 동시에 따낸 것은 상당히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시황이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추가 수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2016년 배럴당 26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최근 70달러 언저리까지 상승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해양플랜트부문 수주 목표를 16억달러로 정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