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머스크에 '모 아니면 도' 인센티브… 558억달러 아니면 0달러
테슬라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사진)를 위해 ‘모 아니면 도’식의 파격적인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경영 목표를 달성하면 558억달러(약 60조원)에 달하는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부여하고, 실패하면 한 푼도 지급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머스크 CEO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 계획을 밝혔다. 588억달러(지난 22일 종가 기준)인 시가총액을 6500억달러(약 695조원)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면 머스크 CEO에게 현재 발행 주식의 1%에 달하는 168만 주를 스톡옵션으로 주는 것이다.

보상 프로그램에 따르면 머스크는 12가지 목표를 차례로 달성해야 한다. 1단계 목표는 테슬라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를 초과하면서, 연간 매출 200억달러 또는 이자·세금·감가상각전이익(EBITDA) 15억달러 둘 중 하나를 이뤄내야 한다.

회사 측은 12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면 테슬라 시가총액이 현재의 약 11배인 6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아마존의 현재 시가총액과 비슷하다. 이렇게 되면 머스크가 받는 스톡옵션 168만 주의 가치도 55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테슬라 측은 분석했다. 테슬라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머스크 CEO는 테슬라 주식의 20%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보상 프로그램에 대해 “머스크 CEO가 핵심 제품과 전략적인 문제에 집중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대담한 목표를 설정하고 싶다”며 “그 목표를 달성하면 대담하게 보상해 달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보급형 전기자동차 ‘모델3’에 대한 기대로 시가총액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를 차례로 추월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모델3 대량생산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비관적 전망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애덤 조너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보상 프로그램은 마케팅 도구일 뿐”이라며 “투자자 신뢰를 제고해 더 많은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