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7.2%·15.2% 껑충
2015년 '위안화 쇼크' 전 근접
원금 손실봤던 ELS 속속 상환
中펀드 올 수익률 7.5% 고공행진
전문가들 "중국증시 더 오를 것"
작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진 덕분이다. 오는 5월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편입을 앞두고 글로벌 자금도 몰리고 있다. 조기상환이 안 돼 2년 이상 투자금이 묶였던 주가연계증권(ELS)은 최근 줄줄이 상환되고 있다.
◆세계 주요 증시 중 최고 상승률
중국을 대표하는 상하이 A지수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는 지난 2일부터 23일까지 각각 7.26%와 15.26% 상승했다. 홍콩H지수는 올 들어 주요국 대표 지수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H지수는 ‘위안화 쇼크’ 직전인 2015년 6월 수준을 회복했다. 상하이 A지수는 작년 1년간 지수 상승률(6.58%)을 한 달도 안 돼 뛰어넘었다.
H지수 상승에 국내 ELS 가입자들은 안도하고 있다. 2015~2016년 홍콩증시 급락으로 ELS 원금이 손실된 규모만 2조원이 넘었지만 현재는 7631억원(공모 기준)으로 줄었다.
ELS는 최장 3년인 투자기간 중 기초자산 가격이 한 번이라도 손실구간(통상 판매 시점의 40~60% 이하)으로 떨어질 경우 만기 시점까지 기초자산이 가입 시점의 80~85%까지 회복돼야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중국 펀드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156개 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23일까지 평균 7.56%를 나타냈다.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3.33%)보다 4.23%포인트 높다.
◆“상하이 A지수 4000 돌파도 가능”
중국증시가 연초부터 숨가쁘게 달리고 있는 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8일 발표한 작년 한 해 경제성장률은 6.9%를 기록했다.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6.7%)보다 높아졌으며 작년 초 중국 정부가 내세운 목표치(6.5%)를 뛰어넘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중국은 수출 일변도의 ‘절름발이’ 경제를 조금씩 벗어나 내수시장이 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과 금융업 등 이른바 3차 산업은 지난해 8.0% 성장해 전체 경제 성장률(6.9%)을 웃돌았다. 제조업 중심인 2차 산업 성장률(6.1%)보다 1.9%포인트 높다.
전문가들은 “중국증시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하이 A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7배 수준으로 미국 나스닥종합지수(23.1배), 닛케이225(19.8배)보다 낮다. 홍콩H지수의 PER도 8.7배 수준에 불과하다.
박준흠 한화자산운용 글로벌에쿼티사업본부 본부장은 “중국 및 홍콩증시는 과거 조정 폭이 컸던 탓에 최고점의 60~70%(상하이 A지수 기준) 수준밖에 올라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MSCI는 오는 5월부터 신흥국지수에 유입된 자금을 중국 A주에 투자할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신흥국지수 편입을 계기로 금융시장 개방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경우 중국증시 매력이 더 커질 것”이라며 “연내 상하이 A지수가 4000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