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성명서 발표에 대해 "입장 발표가 아닌 구차한 변명이자 초점을 흐려 상황을 호도하려는 술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제기된 의혹의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이 없고 보수궤멸과 정치보복을 운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떻게 전직 대통령이 특정 진영의 우두머리처럼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고 마치 30년 전 전두환 골목성명을 보는 듯하다"며 "측근의 입을 통해 진상이 드러나고 수사망이 좁혀 오니 정치술수로 빠져나가려는 몸부림이라는 걸 국민들은 다 안다"고 질타했다.

안 대표는 이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분노한다'는 반응을 보인 청와대에는 차분하게 수사에 임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분노, 격노할 게 아니라 더 차분하게 흔들림 없이 엄정한 수사로 얻은 확실한 증거를 들이대고 법의 심판대에 세워 유죄판결을 받아낼 역량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전 대통령은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검찰수사에 대해 국민들은 보수를 궤멸시키기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직접 거론하며 정치보복 운운한 데 대해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소현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