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다음 단계로 북미대화 기회 모색해야"
"북한 국제사회로 나올 수 있는 가능성 열어줘"
전문가들은 남북이 17일 실무회담에서 북측 응원단 등의 대규모 방남에 합의한 데 대해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관계회복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8일 "(남북 합의가 실행에 옮겨질 경우)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국제사회와 접했을 때 이점이 무엇인지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북한에 국제사회로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북측이 마식령스키장 남북 공동훈련 등 남측 제의를 받아들인 데 대해서는 "국제사회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이런 시도가 앞으로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합의 등을 보면 이번 회담은 우리 정부가 평창올림픽이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전략을 갖고 주도권을 갖고 이끈 회담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남측 제안을 상당 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평창올림픽 기간 남북이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국제사회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하고 남북관계를 통해 미국과 접촉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가진 듯하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북측이 예술단 공연도 정치적 선전 색채가 없는 세계 명곡과 민요 등으로 하겠다고 밝힌 것을 보면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여러 사안에서 남측 입장을 수용하는 유연한 자세를 보일 것 같다"고 예상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할 북한의 대규모 응원단 등은 북한에서는 당성과 출신 성분 등을 평가받는 엘리트층"이라며 "이들이 한국 사회의 발전상을 보고 올림픽이라는 국제 스포츠행사를 체험함으로써 얻게 될 의식 변화 등의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교수는 "북한은 평창올림픽 기간 예술공연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내부적으로는 주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할 것"이라며 "북한 내부적으로는 이번 회담을 통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단초도 놓았다고 평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이 북한 비핵화로 가는 징검다리라는 입장인 만큼, 북한도 결국은 이를 위한 대화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남북 협력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들어올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기본적 합의가 끝났다"며 "정부는 다음 단계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포괄적 당국자 회담을 개최함으로써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현안을 논의하고 이를 북미 대화로 가져갈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교수는 "오는 4월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3월까지는 북미 대화를 열 수 있는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