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활동한 바이올리니스트 라이너 퀴힐(사진)이 오는 18일 금호아트홀에서 내한공연을 펼친다.

퀴힐은 1971년 스무살의 나이에 악장으로 임명된 이후 번스타인, 카라얀 등 세계적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빈필을 이끌어왔다. 상임지휘자를 두지 않고 객원 지휘자들이 이끄는 빈필의 특성상 악장은 오케스트라의 정체성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2016년 악장 퇴임 이후, 그는 빈필을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예술혼을 펼치고 있다. 솔리스트로서의 리사이틀, 퀴힐 콰르텟으로 광범위한 레퍼토리의 공연을 들려주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35번로 서막을 연다. 퀴힐은 모차르트 소사이어티로부터 해석상을 수상할 만큼 정통 모차르트 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이어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7번 ‘에로이카’가 연주된다. 2부는 비외탕의 ‘열정 환상곡’, 차이콥스키 왈츠-스케르초 C장조 연주에 이어 사라사테의 오페라 ‘카르멘’ 주제에 의한 환상곡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협연자로는 카토 히로시가 나선다. 1999년부터 퀴힐과 자주 무대에 오른 그는 도쿄예술대학 및 프란츠 리스트 아카데미를 졸업한 일본 출신 피아니스트이다. 금호아트홀 관계자는 “이번 리사이틀은 악장 은퇴 후 인생 2막을 펼쳐가고 있는 퀴힐의 통찰력과 원숙함이 빛을 발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