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C 위원장 "진짜 비상사태 때는 경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미 당국, 하와이 미사일 오경보에 "양치기소년 효과 걱정"
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지난 주말 하와이를 공포로 몰아넣은 미사일 오경보에 따른 긴급 경보체계 신뢰추락을 우려했다.

파이 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 '폭스 앤드 프렌즈'에 출연해 하와이 미사일 오경보를 두고 "이번엔 분명히 공포를 불러일으켰으나 많은 사람이 '양치기 소년'(The Boy Who Cried Wolf) 이야기에 익숙하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상황은 이 같은 오경보가 무선 비상경보 체계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해치는 것"이라며 "진짜 비상사태가 닥치면 사람들은 그 정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하와이 주는 오경보가 나가도록 한 인간의 실수를 막을 안전장치가 없었다"며 "우리는 하와이에서 목격한 취약점이 나라 전역에서 되풀이되지 않도록 밟아야 할 절차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FCC는 연방재난관리청(FEMA), 하와이 주정부 비상관리국(HEMA)과 함께 하와이 미사일 오경보 발령 경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

하와이 현지시간 기준 지난 13일 오전 8시 7분 하와이 주민과 관광객들은 일제히 "하와이로 오는 탄도미사일 위협. 즉각 대피처를 찾아라. 이건 훈련이 아니다"라는 비상경보 문자메시지를 휴대전화로 받았다.

하지만 이로부터 13분 후 HEMA는 "하와이에 대한 미사일 위협은 없다"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와 태평양 사령부도 즉각 탄도미사일 위협이 없다고 발표했다.

파이 위원장에 따르면 하와이 주민과 관광객들이 이러한 내용의 정정 메시지를 받을 때까지 이들의 휴대전화에는 38분 동안 오경보가 남아 있었다.

미사일 공격 오경보 발령은 HEMA 작업교대 도중 경보 시스템을 점검하다 빚은 실수였다고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밝혔다.

최근 북핵 위기가 고조하고 지난달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가상한 대피훈련까지 실시된 터라 미사일 오경보로 하와이 주민과 관광객 등이 공포와 불안에 떨며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