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BBK 특별 "국론분열 우려, 다스 의혹 비공개"
BBK특별검사팀이 ‘다스 횡령 120억원’을 최종 수사 결과 발표에서 제외한 이유가 ‘국론 분열’과 ‘정쟁’을 우려해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정호영 전 특검(사진)이 공개한 ‘(주)다스 공금 횡령사건 처리 방안’ 문건에 따르면 최종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둔 2008년 2월16일 특검팀은 정 특검과 특검보 등 수뇌부가 모여 ‘120억원 횡령’ 공개 여부를 논의했다. 경리여직원의 개인 횡령으로 결론난 사실을 거론하는 것이 수사 결과와 상관없는 다양한 해석을 불러 정쟁과 국론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해 비공개를 결정했다는 게 정 전 특검의 설명이다.

정 전 특검은 “120억원을 찾아내 수사기록을 인계했으므로 기록을 살펴보고 미진한 점과 해야 할 일을 검토하는 게 검찰 본연의 업무였다”며 “이것을 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검찰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개인 횡령은 특검법상 조사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관련 기록을 검찰에 인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당시 검찰 고위관계자는 “기록 인계와 사건 인계는 다르다”며 “특검 관할이 아닌 인지 사건도 특정해서 검찰에 넘겨야 했다”고 말했다.

당시 특검법에 따르면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에 대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면 수사 만료일로부터 3일 내에 사건을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인계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7일 정 전 특검을 특수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