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에 한 달 30만원 쓴다"… 6조 펫 시장에 유통·IT사까지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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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펫 리포트 (1) 반려동물 1000만 시대
백화점 '금견의 구역'은 옛말
개·고양이 전문 편집숍 잇따라
롯데 '펫 프로젝트팀'까지 구성
펫 돌봄 서비스도 진화
반려동물 전문 TV채널 나오고
운동량 체크·로봇 도우미 서비스
백화점 '금견의 구역'은 옛말
개·고양이 전문 편집숍 잇따라
롯데 '펫 프로젝트팀'까지 구성
펫 돌봄 서비스도 진화
반려동물 전문 TV채널 나오고
운동량 체크·로봇 도우미 서비스
올해 열 살인 강아지 ‘댕구’는 아침에 일어나 주인이 만든 고구마 말랭이와 삶은 양배추, 브로콜리 등을 먹는다. 관절에 좋다는 영양제를 챙겨 먹은 뒤 집을 나선다. 아파트 단지 안 동물병원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이 목적지다. 반려견 전용 러닝머신에서 운동을 한 뒤 같은 단지에 사는 친구들과 어울려 논다. 2시간에 한 번씩 산책도 한다. 해질 무렵 퇴근한 주인과 함께 집에 돌아온다. 댕구는 겨울철에 구스다운을 입고 전용 신발을 신는다. 댕구의 주인인 프리랜서 작가 황모씨(34)는 “각종 예방접종 등 병원비와 사료비, 유치원 비용 등 한 달에 30만원 가까이 쓴다”며 “10년간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 지냈기 때문에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해봤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의 미래 사업
국내 반려동물 수가 1000만 마리를 넘어섰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 비율은 28.1%. 2012년 17.9%에서 5년 새 10.2%포인트 증가했다. 전국 네 가구 중 한 가구꼴로 동물과 같이 산다는 얘기다. 반려동물 수가 늘어나자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3년 안에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업의 성장은 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와 맞물려 있다. 이는 용어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개에서 애완견으로, 애완견에서 반려견으로 바뀐 건 불과 10년 안팎이다. 동물에서 가족으로 개념이 변화하면서 연관 산업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는 물론 식품, 화장품, 전자, 통신 회사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백화점은 반려동물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 곳이었다. 관련 용품을 파는 매장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2~3년 전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갤러리아백화점은 3년 전 백화점 최초로 애견 전문매장 ‘펫 부티크’를 열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럭셔리 애견 용품을 모아 편집숍 형태로 운영하는데 최근 3년간 15%씩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몰리스펫’으로 펫 전문 편집숍 시장을 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반려동물용품전 ‘펫페어’를 열고 본점에 반려동물 용품 매장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목동점 지하 식품관 와인코너 옆을 강아지와 고양이 용품 전문 매장인 ‘루이독 부티크’로 꾸몄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말 ‘펫 비즈니스 프로젝트팀’을 구성했다. 백화점이 사내에 반려동물 관련 프로젝트팀을 둔 첫 번째 사례다. 반려동물 장례, 사료, 교육 등 종합 컨설팅 서비스를 30개 점포에서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IT 만나 진화하는 ‘펫 케어’ 시장
펫 시장은 온라인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7 반려동물 양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1.7%가 인터넷 통신 판매를 통해 반려동물 관련 물품을 구입했다. 전문점과 동물병원을 통한 구매는 각각 45.7%, 39.5%였다. 오픈마켓 G마켓에 따르면 2017년 1~11월까지 강아지 사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반려견 의류 매출은 1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양이 간식은 전년 대비 44%, 고양이 미용기기 434%, 고양이 의류는 84% 늘었다.
반려동물을 돌보는 서비스도 진화하고 있다. 이는 통신업계가 주도하고 있다. KT는 올레TV를 통해 반려견이 보는 ‘도그TV’, 반려견 전용 오디오 채널 ‘도그 앤 맘’, 반려동물 전문채널 ‘스카이펫파크’ 등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외부에서 주인 목소리를 전달하거나 영상을 볼 수 있는 가정용 폐쇄회로TV(CCTV) ‘맘카’를, SK텔레콤은 반려동물 위치정보(GPS)를 확인하고 활동량을 측정할 수 있는 ‘키코’ 서비스 등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반려동물을 원거리에서 다양한 기기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펫캠’을, 마이크로소프트는 로봇을 원격 조종해 외부에서 반려동물과 놀아주고 케어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밖에 반려동물 전용 카페와 놀이터, 전문 호텔과 고급 요양원 등도 인기다. 동물 전문 한의원과 헬스장, 반려견과 주인이 함께하는 요가도 등장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국내 반려동물 수가 1000만 마리를 넘어섰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 비율은 28.1%. 2012년 17.9%에서 5년 새 10.2%포인트 증가했다. 전국 네 가구 중 한 가구꼴로 동물과 같이 산다는 얘기다. 반려동물 수가 늘어나자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3년 안에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업의 성장은 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와 맞물려 있다. 이는 용어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개에서 애완견으로, 애완견에서 반려견으로 바뀐 건 불과 10년 안팎이다. 동물에서 가족으로 개념이 변화하면서 연관 산업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는 물론 식품, 화장품, 전자, 통신 회사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백화점은 반려동물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 곳이었다. 관련 용품을 파는 매장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2~3년 전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갤러리아백화점은 3년 전 백화점 최초로 애견 전문매장 ‘펫 부티크’를 열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럭셔리 애견 용품을 모아 편집숍 형태로 운영하는데 최근 3년간 15%씩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몰리스펫’으로 펫 전문 편집숍 시장을 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반려동물용품전 ‘펫페어’를 열고 본점에 반려동물 용품 매장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목동점 지하 식품관 와인코너 옆을 강아지와 고양이 용품 전문 매장인 ‘루이독 부티크’로 꾸몄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말 ‘펫 비즈니스 프로젝트팀’을 구성했다. 백화점이 사내에 반려동물 관련 프로젝트팀을 둔 첫 번째 사례다. 반려동물 장례, 사료, 교육 등 종합 컨설팅 서비스를 30개 점포에서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IT 만나 진화하는 ‘펫 케어’ 시장
펫 시장은 온라인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7 반려동물 양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1.7%가 인터넷 통신 판매를 통해 반려동물 관련 물품을 구입했다. 전문점과 동물병원을 통한 구매는 각각 45.7%, 39.5%였다. 오픈마켓 G마켓에 따르면 2017년 1~11월까지 강아지 사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반려견 의류 매출은 1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양이 간식은 전년 대비 44%, 고양이 미용기기 434%, 고양이 의류는 84% 늘었다.
반려동물을 돌보는 서비스도 진화하고 있다. 이는 통신업계가 주도하고 있다. KT는 올레TV를 통해 반려견이 보는 ‘도그TV’, 반려견 전용 오디오 채널 ‘도그 앤 맘’, 반려동물 전문채널 ‘스카이펫파크’ 등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외부에서 주인 목소리를 전달하거나 영상을 볼 수 있는 가정용 폐쇄회로TV(CCTV) ‘맘카’를, SK텔레콤은 반려동물 위치정보(GPS)를 확인하고 활동량을 측정할 수 있는 ‘키코’ 서비스 등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반려동물을 원거리에서 다양한 기기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펫캠’을, 마이크로소프트는 로봇을 원격 조종해 외부에서 반려동물과 놀아주고 케어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밖에 반려동물 전용 카페와 놀이터, 전문 호텔과 고급 요양원 등도 인기다. 동물 전문 한의원과 헬스장, 반려견과 주인이 함께하는 요가도 등장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