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정문. / 사진=한경 DB
전북대 정문. / 사진=한경 DB
전북대가 서남대 의대생 편입을 수용키로 한 것과 관련, 이 대학 의대생들이 학습권 침해 등의 이유를 들어 강력 반대해 마찰을 빚고 있다. 반면 학교 측은 “지역의료 서비스·인프라 확충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정부의 학교폐쇄 조치가 발단이 됐다. 교육부는 문 닫는 대학의 재학생이 인근 지역 대학에 특별 편입학할 수 있도록 했다. 전북대가 이달 2일 전북 남원에 캠퍼스를 둔 서남대 의예과(45명)와 의학과(132명) 학생 편입을 받아들이기로 확정하면서 논란이 격화됐다.

전북대 의대 및 의학전문대학원 학생·학부모들은 지난 10일 전라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남대 의대생들의 대규모 특별 편입학을 강행하면 동맹 휴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학교와 정부의 일방적 편입 조치로 기존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대규모 편입으로 경우 각종 시설이 부족해지며 교수 충원도 진행되지 않아 교육환경이 크게 나빠진다고 지적했다. 두 대학의 의대 교육과정이 달라 수업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했다. 서남대가 수년 전부터 정부 평가에서 구조개혁 대상으로 지정된 탓에 부실한 교육을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 전북대는 같은날 공식 입장을 내고 “서남대 편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재학생 학습권 보호 대책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3월 새 학기 개강 이전에 15억원을 투입해 의대 강의실·실습실 등을 확충한다는 내용이다.

학교 측은 “서남대생 편입 수용은 거점국립대의 공적 책무를 다하고 학교와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남대 의대 정원의 타 지역 배정을 막는 ‘선제적 조치’가 될 수 있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올해 한시적 정원 증원이지만 이번 편입 수용이 향후 전북대 의대 정원 확대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그렇게 되면 지역 의료 서비스와 인프라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대 차원에서 지난달 29일 간담회, 이달 2일 교수 총회를 열어 편입 수용을 결정한 것”이라고도 했다. 일방적 통보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전북대의 서남대 특별 편입학 전형은 10일 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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