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구 증가율 크게 감소
인구 5177만여명… 8만여명 늘어
인구 증가폭 역대 최악 수준
너무 빠른 고령화 어떡하나
65세이상이 14세이하 2년째 추월
생산가능인구 1년새 0.4%P 급감
시·도별 인구변동 보니
경기·세종·충남 등 7곳 인구 늘고
서울·부산 등 대도시 일제히 감소
경기 용인, 인구100만명시로 우뚝
늘어난 인구 수는 2010년 74만2000여 명(1.49%)으로 행정안전부가 2008년 현재 시스템으로 인구 집계를 하기 시작한 이후 정점을 찍었다. 이후로는 20만 명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2011년 21만9000명(0.43%), 2014년 18만6000명(0.36%), 2016년 16만7000명(0.32%) 등이다. 이 같은 완만한 하락세가 지난해 급락세로 돌변했다.
9일 행안부에 따르면 한국의 주민등록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5177만8544명으로 전년(5168만6216명)보다 8만2328명(0.16%) 늘었다. 서울, 부산, 대구, 전북 등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2008년과 비교하면 서울 인구는 34만3401명, 부산 9만3924명, 대구 1만7493명, 전북은 1165명 줄었다.
‘저출산’이 우려한 것보다 훨씬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43만 명이 출생할 것으로 관측됐는데 실제론 36만 명이 태어나는 등 예상보다 변화가 빠르다”며 “지금 수준의 출생률이 이어진다면 2025년이 오기도 전에 전체 인구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통계청이 인구 감소 시점을 2032년부터로 보고 있는 것보다 훨씬 이른 시점이다.
저출산은 고령화로도 연결되고 있다.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0~14세 유소년 인구 비율은 감소하고 있다. 2016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노인 인구 비중(13.5%)이 유소년 비율(13.4%)을 넘어서기도 했다.
증감 속도도 노인층이 유소년보다 빠르다. 지난해 유소년 인구 비중은 13.1%로 전년(13.4%)보다 0.3%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노인 인구 비율은 13.5%에서 14.2%로 0.7%포인트나 늘었다. 출산율이 올라가지 않으면 이 같은 고령화에 급가속이 붙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예측이다.
◆생산가능인구도 0.4%포인트 급감
경제 활동의 주축이 되는 생산가능인구도 ‘이상 급감’ 징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72.7%(3764만 명)로 한 해 전 73.1%(3778만 명)보다 0.4%포인트 추락했다. 2011년 73.4%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해마다 0.1%포인트씩 감소하던 속도가 급작스럽게 네 배나 빨라진 셈이다. 경제 활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예상보다 빨라지는 인구 정체 추세에 대비하는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 교수는 “일본은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생산가능인구가 0.2%씩 줄었지만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3%였다”며 “현재는 60세가 되면 은퇴해야 하지만 그 이후에도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지난 1년간 전국 시·군·구에서 인구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대구 달서구로, 1만3823명이 감소했다. 그 외 서울 노원구(1만3178명), 경기 안산시(1만2149명) 등 149개 시·군·구 인구가 줄었다.
반면 경기 화성시는 같은 기간 5만196명이 늘어 가장 인구가 많이 증가한 시·군·구로 꼽혔다. 한화그룹의 첨단 화성 바이오밸리 산업단지, 현대기아자동차연구소 등 기업 유치와 함께 인근 지역 주민이 화성으로 많이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경기 용인은 1만2955명 늘어 100만4081명으로 집계됐다. 용인은 광역시 등을 제외한 기초자치단체 중 수원과 창원, 고양에 이어 네 번째로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밀리언 시티’가 됐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